[책 소개] 우리는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in #growthplate6 years ago (edited)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표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저 / 조경숙 역 / 아름드리미디어 / 2014

우리는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초등학교 때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할아버지께서 나를 맡아 주시곤 했다. 농사로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 나를 돌봐 주신 것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바쁜 농번기에도 농사일을 돕기보다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곤 하셨다.

할아버지의 소일거리 중 하나는 물고기 잡기였다. 우리 집은 산 끝자락에 위치했는데, 집과 산 사이에 작은 개울이 있었다. 이 개울은 위쪽의 큰 개울이 갈라져 내려온 지류인데 그 길이가 200~300미터 쯤은 되었던 것 같다. 물고기잡이는 집 뒤 빨래터에서 시작해서 큰 개울에 다다라야 끝나고는 했다.

물고기는 물풀 뿌리 사이 물이 잔잔한 곳에서 물 흐름을 즐기는 습성이 있다. 대체로 물이 잔잔하면서 물풀이 많은 곳에 물고기가 모여 있다. 할아버지와 나는 한 팀이 되어 물고기를 잡았다. 할아버지가 물고기가 있을 만한 곳에 죽대를 가져가시면 나는 반대편으로 올라가 물풀을 마구 밟으며 물고기를 족대 방향으로 몰아간다. 평화롭게 물놀이를 즐기던 물고기들은 혼비백산해서 사방으로 흩어지고 그중 일부가 족대로 들어간다.

할아버지와 나의 팀워크는 꽤 훌륭한 편이다. 이렇게 물고기 잡기를 하고 나면 제법 많은 물고기를 들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물고기 잡은 날 저녁 메뉴는 어김없이 매운탕이다. 직접 손으로 잡은 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은 이 세상 그 어떤 음식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매운탕을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는 내내 소소하지만 따뜻한 추억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쳐 지나가고는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게 된 작은 나무(주인공 인디언 소녀)의 성장 과정을 그린 이야기가 과거의 행복했던 추억을 소환한 듯하다. 고달프고 힘든 환경에서 인디언 문화를 계승하며 인디언 정신을 키워가는 작은 나무의 성장 과정이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우리는 때때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가끔은 크게 넘어지기도 한다. 가끔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아파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시기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사랑 받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로 삶의 행복이었고 희망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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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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