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0 중동사태와 미국, 대안제시능력 부재 혹은 상실의 이유

in #global7 months ago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후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마스의 공격이후 이스라엘의 반격 그리고 미국의 반응과 아랍 및 중동국가들의 대응 국제사회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이번 사건이 어떻게 어디로 향하게 될지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 정보를 미리 알았다고 하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알고 있었다고 추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추정이다. 하마스의 공격을 이용하여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번 가자지역을 공격했다고 하는 추정이 단순한 음모론의 수준을 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행동을 보면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가자지구와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제거하려는 확고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그런 구상은 지금까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의 서안이나 하마스 모두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스라엘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 국제사회의 반발이나 대규모 시위만으로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을 저지할 수 없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랍과 중동세계의 군사행동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사태를 보면서 많은 전문가 조차도 실제적인 힘의 행사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국제사회의 여론이나 대중의 시위같은 것은 여론에 불과할 뿐이지 현장에서 행사되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가자사태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력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말로는 가자지대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나 실제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12월 8일 유엔 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전체에서 반대를 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했고, 영국은 기권을 행사했다. 15개국 중에서 13개국이 찬성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휴전 결의안이 무산된 것이다.

미국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 탄약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무기수출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의 승인을 건너뛰기 위해 긴급조항을 발동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거의 2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살해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폭탄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가자지대의 공중분해는 정해진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가자지대 남부까지 석권해 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이런 이스라엘의 계획에 동의를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평가는 아니라고 하겠다.

문제는 가자 북부지대에 대한 공격과 가자 남부지역에 대한 군사행동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지대로 군사행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게 되면 아랍과 중동국가들의 상황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이 사우디 아라비아 및 이란과 정상회담을 연이어 실시한 것도 향후 가자지대가 완전하게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는 추정을 한것도 그런 이유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가자 남부지대가 완전하게 점령되는데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랍과 중동지역에서의 주도권 행사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12월 8일의 유엔안보리 결의안 부결이후 이란이’ 통제할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언급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란은 ‘통제할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군사행동이 본격화되면 될수록 중동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미국은 그런 점에서 지금의 상황이 갑자기 임계선을 넘지 않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같다. 무엇이 미국에게 이렇게 무리한 행동을 하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지배하는 세력이 자본이며 자본의 중심에 유대인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했다. 이번 가자사태는 그동안 뒤에 숨어 있는 미국을 움직이는 힘이 세상앞으로 그 모습을 드러나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반유대주의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던 유펜 총장 엘리자베스 메길 총장이 사임을 했다. 메길 총장은 반유대주의를 표명한 발언 자체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미국 헌법의 원칙을 준수했다는 자신의 입장에 스스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유펜 총장직에서 사임했다. 이번 엘리자베스 메길 총장의 사임은 스톤리지 자산운용사의 최고 경영자인 로스 스티븐스가 1억달러 기부를 철회하겠다는 위협 때문이었다.

미국 대학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부 덕분이었다. 이번 엘리자베스 메길 총장의 사임 사건을 보면서 왜 미국의 지식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사태에 대해서 제대로된 비판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미국의 지식인들도 결국은 이런 거대자본의 이익을 이해 봉사하는 마름의 역할에 머물고 마는 것이다.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과거 유럽과 달리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혁명적이고 개혁적인 인텔리겐챠가 나타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이 미국이 자신이 처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게 되지 않았나 한다.

한국도 이미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 그런점에서 한국도 미국과 거의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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