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게임, 바람의나라 (3)
세번째 바람의나라는 고등학교때였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시작해서 3학년초기까지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때는 바람의나라 구버전이 삭제되고 신버전으로 바뀌었었다.
(구버전과 신버전의 차이)
당시에 정말 논란이 많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구버전을 완전 삭제하고 신버전만 서비스한다는것에 반발이 많았던걸로 기억한다.( 그 전까진 둘다 서비스 했었다)
아무튼 그때의 바람의나라는 옛날과 엄청 달랐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캐시 아이템의 필수성이다.
그 전까지 바람의나라 캐시 아이템은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불편한대에 그쳤지만,
이때부터 바람의나라를 제대로 즐기려면 캐시 아이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첫번째 필수 캐시 아이템 초상비령서)
전직업 공통 초상비령서 없이는 매우 답답한 사냥을 해야했고(사냥속도 차이가 두배이상 난다)
때문에 사냥을 주 컨텐츠로 몰두하는 유저들은 초상비령서라는 기간제 아이템을 필수적으로 구매해야하며,
대부분의 필수적인 아이템은 기간제아이템으로, 주기적으로 구매해야하기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사의 지속적인 돈줄이 되는, 어떻게보면 지금 거의 모든 모바일게임 월정액과 비슷한 개념의 시초였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바람의나라가 시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넥슨의 운영방식을 마음에 안들어하는 유저들이 '넥슨'을 '돈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럼에도불구하고 온라인게임업계는 넥슨을 필두로 혁신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게임업계가 발전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잠깐 사족을 달자면,
나는 바람의나라의 이 방식이 매우 잘못되었다고본다.
게임을 즐기는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고,
특정 방식에 과금을 유도하는건 게임사로써 어쩔수 없다곤 하지만,
바람의나라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모든 방식에 과금을 유도한다고 보여졌기 때문이다.
꾸미기,채집과 제작,사냥,무역,PVP,공성전 등 바람의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컨텐츠에
과금이 없다면 상당히 힘들고 고된 노역을 강요하는것이,
지금으로썬 너무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아무튼 당시의 나는 그런생각따위는 하지않았었고,
그냥 개돼지마냥 생각없이 게임에 어느정도 과금을 해서 즐기는 유저였는데,
처음에 나는 도사로 시작을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비인기 직업이기도 했고,
여태껏 바람의나라를 해오면서 높은 차수의 전직을 해본적이 없었기에
도사로 쉽게쉽게 찍어보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정말 바람의나라에 최선을 다했었는데,
어느정도였냐면 학교마치고 야자까지 째가며 바로 집와서 사람이 몰리는 6시쯤엔 여럿사람들과 함께 하는 '혈동'이라는 컨텐츠로 사냥을 했었고
사람이 안 몰리는 시간대인 12시부턴 텅텅 비어버린 인기사냥터에 새벽5시까지 아무나 붙잡고 1:1파티사냥을 하곤 했었다.
그런 쓰잘대기없는 나의 부단한 노력 때문인진 몰라도
상당히 단기간에 당시 바람의나라 최종전직인 4차전직까지 할수가 있었다.
(도사계열 4차 전직마법인 봉황의기원. 이걸 처음 썻을때의 그 감격을 잊을수가없다)
도사계열 최종전직을 한 이후엔 여러가지 케릭터들을 키웟었는데,
그 후론 게임자체를 오래하기보단
다른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매크로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매크로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특정 아이템사냥 매크로를통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해서
게임 시장을 흔드는 행위는 규탄받아야 마땅하다 생각하지만,
사냥 매크로에 한해선 의견이 조금 다르다.
단순히 사냥을 해서 내 케릭터의 스펙을 올리는대에는,
시간을 투자하는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이 열심히 손으로 사냥, 즉 노력하는사람에대한 모욕적인 처사라고 생각할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휴대폰게임에 성행하는 자동사냥에대한건 어떤가
혹자는 자동사냥은 게임자체에서 매크로를 제공하는것이므로 평등하기에 괜찮다고 하지만,
만약 모 게임에서 어떤사람이 무료로 사냥매크로를 퍼트린다고 생각해보자.
이 게임은 매크로가 워낙 퍼져서 모든 유저가 사냥 매크로를 사용하고있고,
단순히 사냥일 뿐인 매크로라서 게임내 시장도 뒤흔들지 않고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그래도 매크로가 나쁜것이라고 지탄할수 있을까.
단지 악용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때문에 매크로가 나쁜것이지,
반복적인 사냥이라는 컨텐츠에 시간을 낭비하는것을 줄여준다는 의미만 놓고 보자면
매크로라는것이 꼭 나쁜것은 아니라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는 이때에 오토핫키 매크로라는것에 빠져있었는데,
아무런 C언어 기초지식이 없어도 단순 논리로 프로그램을 짤수 있다는 것과
바람의나라의 반복적인 사냥이 지루했던게 맞물려서
매크로를통해 케릭터를 육성했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매크로로 손쉽게 사냥을 할수있다는 편리함에 맛들렸다기보다는,
매크로를 만드는거 자체에 재미가 있었기에
스스로 만든 매크로의 개발과정에서 시행착오도많았고,
동생컴퓨터로 자꾸 매크로를 켜놓아서 동생과 많이 싸우기도 했다.
물론 나는 이런 매크로를 대놓고 배포할만큼 멍청하거나
불법프로그램을 쓰면서 남들에겐 착한척하고싶은 위선자도 아니었기에,
따로 어디 올리진 않았지만
몇몇 친구들한태는 공유했던 기억이 난다.
비교적 최근에 했던 게임이기때문에 조금 세부적인 리뷰를 하자면
바람의나라라는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2D RPG라는 한계점안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한 점도 좋았고,
나름 성공적인 시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시스템적으로 어쩔수 없는 부분때문에 여러가지 한계는 있었지만,
그 한계 때문에 어쩔수없이 과도한 수익을 내려고 무리한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바람의나라가 정말 오래된 게임이라는것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게임이라고 생각이 된다.
모래로 지은 성 중에선
최고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멋진 성을 짓지 않았나 싶다.
다만 모래성은 모래성일뿐이라
어릴때 가지고 놀았던 향수 그 이상을 바라는건 사치일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