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국민지원금쓰기.
미루고 미루던 눈썹문신을 했다. 짱구같다, 아직까지는. 이십오만원이라는 꽁돈이 생겨서 자영업자들에게 돈 쓰자 해서 눈썹하는 여사친에게 받았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지원금을 쓸 범위가 시단위가 아니고, 구단위가 아니고, 동단위였으면 벌써 다 썼을까. 나는 지금 지방에 있으니까. 그래 오늘 남는 돈 다 쓰자. 기분 좋게.
…
동네 앞 내가 가는 단골집들에 커피를 돌리고 왔다. 커피를 파는 가게도 마감 전이라 고를 게 없다. 단 거 아니면 쓴 거.
커피 두개들이 캐리어가 하나씩 없어질 때 마다 광대가 흔들렸다.
‘이모 옆집 이모랑 같이 드세요, 갈게요’
‘어디가?!인사하고 가야지’
‘맛있게 드세요!’
길 건너, 마지막 들렸던 사장님은 철판에 순대를 볶다가 당신의 구역을 옮겨 설겆이를 하고 계셨다. 음, 사모님이랑 바톤터치 하셨구나. 묵묵히 주방을 지키시다, 마감후 쉬고 계시던 츤드레 사모님께 커피 전달. 표정이 다채롭지 않던 이모님의 표정이 선하고 저 멀리 주방에서 들려오는 사장님의 목소리가 선하다.
‘뭘 이런 걸 다!’
아 ㅅㅂ 기분 좋다.
근데 내 이어폰 어디갔지?
에어팟 안 사길 잘 한 듯.
어딘가 있겠지.
—-
이런 철두철미한 놈. 이미 충전을 해놓고 있었다니!
미친놈이 따로 없다!
그나저나 사라진, bgm 감성도 비슷하던 나의 동네 단골집, 지금은 꿈에 그리던 바를 차린 사장님 가게는 언제나 가볼까. 장충동도 못 가는데.
소주바를 차렸어야…
오늘의 자장가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