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임신•출산 보험이 생긴다

임신·출산 보험의 도입은 대한민국에서 저출생 시대에 맞춰 나온 중요한 정책 변화다. 지금까지는 임신과 출산을 지원하는 보험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임신은 병이 아니며, 손해를 보는 일이 아니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이를 위한 별도의 보장을 제공하지 않았고, 이는 국가 차원의 복지 지원에서도 큰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원과 보호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연내 출시 예정인 ‘우리함께 엄마준비 안심보장보험’은 예비 엄마들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보험은 우리은행에서 제공하며, 만 19세에서 45세 사이의 예비 엄마라면 누구나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기존 태아보험과 중복 가입이 가능하며, 보장은 가입 시점부터 1년간 유효하다.

이 보험이 제공하는 혜택은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상황을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임신 기간 중 독감, 골절, 감염병, 알레르기 과민반응, 응급실 방문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보장이 이루어진다. 특히 질병으로 인해 80% 이상의 후유장해가 남을 경우, 10년 동안 자녀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혜택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임신 중의 건강 문제를 넘어서, 출산 후의 양육까지 지원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보험 연구원들은 임신과 출산 관련 질환이 우발적인 사고의 성격을 띠며, 역선택의 가능성이 적어 보험 대상으로 매우 적합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임신과 출산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이 적용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이러한 보험이 도입된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저출산 문제는 오래전부터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음에도, 이제야 이러한 보험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준비가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보험의 도입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임신과 출산을 지원하는 보험 상품들이 더욱 다양해지고,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라도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임신과 출산이 더 이상 개인의 부담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202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