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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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fi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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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손을 거쳐 간 머그잔에 라떼 찌꺼기
뒤엉킨 생들이 말라붙은 자국
진심을 옮겨 담다 허물어진 조각 케잌
훔쳐 들은 이야기를 냅킨은 꼭꼭 숨겼다

근황

작년 가을이었나? 피클을 만들기 위해 주문했던 무 2박스가 밭에서 갓 뽑은 상태로 배송되었었다. 머리카락 뽑힌 무대리처럼 깨끗하게 씻긴 세척 무가 주로 배송되는데 그날은 무청을 자르고 일일이 흙을 씻어내야 했다. 관계자 외에는 출입하기 힘든 주방 뒷문 밖에 무청을 걸어 놓았다. 내가 걸지 않아서 삶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때 만든 피클은 진작에 다 썼고 그 후에도 몇 번인가 만들었지만, 모두 세척 무였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넘어가면서 무청은 얼었다 녹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긴 겨울을 인내했고 과일 익듯이 조금씩 누렇게 변색해갔다. 열심히 피웠던 담배 연기에 질식해서 누래진 걸 수도 있다. 무청이 잘 말랐는지 오늘 만져 보았다. 뙤약볕에 갈라져 벌떡 일어난 오래된 페인트보다도 부드럽게 부서졌다. 아무렇게나 말린다고 명태가 황태 되는 게 아닌가 보다. 말린 시래기 분말 죽을 먹을 생각이었다면 제대로 건조시켰다. 웬 시래기 뻘소리냐면, 오늘 담배 피우며 물끄러미 보는데 내 상태가 저 시래기와 다를 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3일은 장사가 잘 안돼서 조금 불편했다. 눈치도 보이고 약간의 좌불안석... 나머지 2일은 너무 바빠 절인 배추가 되어 퇴근했다. 그렇게 명절 연휴 5일을 일터에서 보내고 목요일, 가게 문을 하루 닫았다. 하루 잘 쉬긴 했다만 일상의 균형은 박살 났고 컨디션은 편의점 진열장으로 출장 갔다. 바쁜 와중에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한 줄 메모해 두고 며칠을 곱씹었다. 짬 날 때마다 집중하고 바쁜 틈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아직도 생각만 거듭하고 있다. 메모 한 줄 밑에서 커서만 며칠째 깜빡인다. 그래도 연중 서너 번 씩 이런 일을 겪다 보니 이것도 일종의 루틴이라 할만하다. 발끝에 시선을 고정하고 시간 위를 뚜벅뚜벅 걸어가면 종착역에 닿게 마련이다.

문제는 주방에서 함께 일하시던 분이 연휴 마지막 날을 끝으로 퇴사했다는 데 있다. 함께 조리할 사람이,,, 이제는 없다. 구인 광고 낸 지 오랜데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 가끔 간보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설겆이 해 주시는 주방 이모에게 조리 파트를 일부 맡겨 보았다. 한동안 빡침의 연속이겠구나... 물론 주방 이모의 잘못은 아니다. 지금도 열심히 하시는데 그 연세에 많은 걸 바래서는 안 되는 거다. 단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꽃 피는 춘삼월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다. 퇴사하신 실장님! 실장님이 걸어 놓으신 시래기는 오늘 제 모습을 예견했던 선문답이었나요...ㅠ... 또 주말이 오고 있다...

다음주에 뵈요... 출석 체크는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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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클왔어요~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아이고, 일손이 부족해 힘드시군요.
손도 빠르고 맘도 잘맞는, 일 잘하는 사람 구하시길 바래요.

구정연휴 바삐 보내셨군요. 좋은 분과 함께 다시 주방에서 일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쁜 건 살아있다는 증거!!!

가까우면 저라도 좀 손을 보탤 수 있을텐데 ~ ㅋㅋㅋ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편의점으로 출장간 컨디션도 원상복귀 시키셔요~^^ ㅎㅎ
화이팅~!!!!!

바쁜게 좋은거라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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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5일을 빡세게 일하다니...
일복이 너무 많아요

세상만사가... 어쨌거나
춘삼월은 오고야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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