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 5 - 요리의 수수께끼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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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모방 : 수전 블랙모어
2장 기억, 시간, 언어 : 마이클 코벌리스, 토머스 서든도프
3장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 : 로빈 던바
4장 원시인류와 언어 : 마우리치오 젠틸루치, 마이클 코벌리스
5장 반은 유인원 반은 천사 : 리처드 해리스
6장 비유물론자의 관점에서 본 물질적 사실들 : 데이브드 흄
7장 우리의 조상과 기후 : 스티븐 오펜하이머
8장 호기심과 탐구 : 찰스 파스테르나크
9장 인간의 진화와 인간의 조건 : 이언 테터솔
10장 인간 본성의 진화와 심층적 사회성 : 앤드루 휘튼
11장 인과적 믿음 : 루이스 월퍼트
12장 요리의 수수께끼 : 리처드 랭엄

12장 - 요리의 수수께끼

요리는 음식의 질을 높이고 식사 준비를 쉽게 하는 기능적 측면만을 가지고 있을까. 인간의 진화에서 요리는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인간을 인간이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며 인류 진화의 방향을 제시한 핵심 요소였을까.

요리에 대한 우리의 의존성은, 불의 통제와 함께 진화된 인체 생물학적인 특징(작은 내장과 작은 치아, 느리게 진행되는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식이적인 관점에서 보면 음식 원료 자체(고기, 식물 뿌리, 풀 등)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식을 이용해서 하는 일도 우리를 특별하게 해주는 요소라는 것이다.

잘 익은 과일을 얻을 수 있을 때 침팬지와 고릴라는 유사한 식이 섭취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과일이 희귀해지면 두 종은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고릴라는 집단을 유지하며 같은 서식지에서 식사의 100%를 잎 등의 섬유질 식품으로 채우지만, 침팬지는 섬유질 식단에 제한적이어서 집단이 나뉘거나 단독으로 이동하는 등의 이기적 방법으로 과일 섭취를 고집한다. 이런 대조는 소화 적응 형태의 차이 때문에 나타난다. 고릴라는 침팬지에 비해 섬유질을 쉽게 분해할 수 있는 더 날카로운 어금니를 가지고 있고 장 속에서 음식물이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 섬유질에서 에너지 추출이 용이하다.

이러한 집단화 패턴의 차이는 아마도 두 종 사이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중요한 차이들, 예컨대 성적 행동이나 성적 이형(동일 종의 암수 형태가 다른 것), 공격성의 차이를 낳는 원인일 것이다.

침팬지에게 가장 귀중한 음식은 사실 과일이 아니라 고기다. 사냥이 성공했을 때 침팬지 사회는 분배에 관한 공격성과 복잡한 속임수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음식의 분배는 사회적 관계를 규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요리를 하는 종은(인간) 최소한 요리를 하는 동안만이라도 음식물을 고정된 장소(불 위나 옆)로 모아야 한다. 따라서 다른 영장류와 달리 요리를 하는 개체군은 모아놓은 귀중한 음식을 두고 벌이는 집단 내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요리가 시작된 시기와 불을 다루게 된 시기를 대략 비슷하게 본다면 인류 진화의 관점에서 요리는 흥미로운 수수께끼를 던진다. 이견이 있지만 30~50만 년 전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인류가 불을 다루었다는 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요리는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작은 치아, 장의 축소 등 소화 기관의 진화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진화는 요리의 발명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요리를 시작했던 시기의 화석을 보면 그 변화가 대수롭지 않다.
요리는

생물학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요리는 진화생물학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된다. 한편 고고학적 자료를 토대로 볼 때 요리가 시작된 시기는 인류 진화에 큰 변동이 없던 시기였다. 그러므로 요리의 수수께끼는, 요리가 우리의 진화생물학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 않고서도 어떻게 보편화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세 가지 가설이 제시되었다.

첫 번째는 요리의 발명이 지극히 최근(2만 5천 년 이내)의 일이라 진화의 관점에서 변화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가설이다. 이는 오랜 기간 불을 사용하면서 요리는 하지 않았다는 가정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두 번째는 요리가 중기 구석기 시대에 시작되었다는 견해를 받아들이지만, 그 영향력은 미미했다는 주장이다. 이 가설은 당시 고고학적 증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요리의 영양 측면에서도 인류에게 사소한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는 다른 견해와도 부합한다. 그러나 음식 섭취 방식의 개선이나 분배 방식의 변화가 어째서 진화 과정에 거의 혹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세 번째는 호모 에렉투스가 출현할 때쯤(약 180만 년 전)에 요리가 시작되었고 턱과 치아의 축소, 작은 장과 높은 에너지 소비 등을 수반하는 진화적 변화들이 이들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은 인류가 훨씬 오래전부터 불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케냐에서 발견된 16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유적에서 불에 그을린 파편들이 발견되었는데 산불이나 번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그 당시 인류가 불을 사용했다는 공인된 증거로 간주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인류의 진화와 요리는 깊은 관계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기를 특정하는 문제는 이처럼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부분도 상당히 광범위하다.

인간의 소화 능력은 고릴라나 침팬지와는 다르다. 날음식으로 구성된 식단은 인간에게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한다. 인간은 어떻게든 요리된 음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날 것에 대한 연구는 주로 채식과 관련되어 있다. 날고기를 충분히 먹었을 때 인간의 소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무튼 인간은 요리 과정을 거쳐 부드러워진 채소와 고기를 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적응했다. 씹고 소화시키는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생식주의자들의 예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 야생에서 얻는 날음식에 장기간 의존하여 살아남을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함축된 의미는, 우리의 소화계에서 드러나듯 인간은 다른 종에 비해 특히 양질의 식품에 적응되어 있으며 그 식이의 높은 질은 대개 요리가 된 음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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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네요. 근데요, 저는 하루 3끼 회만 먹고 살았으면 좋겠는데 ... ^^

저도 그러고 싶지만, 영양학적으로 아주 불균형하지 않을까 해요...ㅎㅎ

날 것만 먹고 살아라고 하면 저는 못 살 것 같네요.
현대에 태어 나서 감사하다고 해야 겠습니다.

요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죠..

요리 하시는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ㄷㄷ

저,,, 트리님께 존경받는 건가요...??ㅋ

아유~ 그럼요~!! ㅋㅋ

음.. 생식을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왠지 겨울에도 생식하면 엄청 추울 것 같아요 ㅠㅠ 회랑 소주라면 모를까. ㅋㅋ

추운 겨울에 요리도 안하고 어떻게 살아남은건지.. 아님 요리하기 전에는 따뜻한 지역에만 거주했던걸까요?

호모 에렉투스가 18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후 구대륙 전체에 걸쳐 확산되었답니다. 아마 추운 지방에서도 살았겠죠. 현대 인류처럼 찬데 더운데 안가리고 지구 구석구석에 서식하지는 않았겠지만, 중국 북부나 몽고 정도는 가능했었나 봐요. 더 북쪽에도 그들의 서식지가 있었는지는 제가 짧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류가 음식을 불에 구워 먹은 시기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기보다 훨씬 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말씀대로 엄청 추울거 같아서요...ㅎㅎ
육회와 회와 소주만 있다면 한 일주일은 너끈할텐데요...ㅋ

타고난 복 이십니다..

일복은 타고났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행복한 한 주 되십시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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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에게 가장 귀중한 음식은 사실 과일이 아니라 고기다
침팬지가 원숭이 사냥하는거보면..참 먼가 이상한 생각도 들더라구요,,답클꾸욱

침팬지가 원숭이 먹는 모습은 동족을 잡아먹는 것처럼 보일듯 해요.
무서운 넘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생식과 요리 적절히 사용하는 인간이라서 다행이에요. ㅎㅎㅎ

인간만이 요리를 할 수 있으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참 다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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