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Review] 우유 팩에 담겨서 판매된 책

in #dclick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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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라는 영역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어렵다. 우리가 회사 안에서 흔하게 하는 말로 영업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일부분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유형이던 무형이던 무엇인가를 팔아야 한다는 것은 어렵고도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은 모르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팔아보았는가?



보랏빛 소가 온다.


영원한 마케팅 그루, 세스 고딘


세스 고딘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마케팅 관련 작가 중에 한 명이다. (사실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너무 약하게 쓴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제목의 책으로 그의 베스트셀러 중에 하나인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책이 정식 출간되기 전에 잡지 칼럼을 통해서 배송료만 내면 전문을 무료로 보내주겠다고 홍보된다. 결과는…

단 3일만에 5,000권이 판매된다. 그리고 이 책은 보랏빛 우유 팩에 담겨 배송된다.

그러자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는 메일이 쇄도하게 된다. 이에 세스 고딘은 12권을 한 팩으로 묶어 6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한다. 결과는…

역시 준비된 5,000권이 판매완료된다.

기이한 마케팅 방법으로 그는 출간이 되기 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가고, 출간 이후는 물론 그 해의 아마존 최고의 책에 선정된다. 도대체 보랏빛 소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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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그가 자신의 책에서 반복해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리마커블', 그리고 '안전한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럼 이 말의 의미로 들어가보자.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평범한 음식을 만든 다음 광고로 손님을 끌어들이려 한게 아니라, 라이트하우스는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드는 데 온 노력을 기울였다.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드는 데. 그리고 그 맛을 본 사람들은 가지 친구들에게 소문을 퍼뜨린다.

이게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광고가 아닌 리마커블 마케팅 이야기. 그리고 여기에 마케팅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전세계 어디건, 어떤 제품이건, 순두부찌개 같은 아주 간단한 음식의 미래도 여기에 달려 있다. (p. 12)

세스 고딘의 저서 중에는 '리마커블'이 존재한다. 그만큼 그가 주장하는 메시지는 일관되어 있다. 그저 평범함을 무기로 성실함을 무기로 단지 광고를 위해 돈을 쏟아부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뭔가 압도적으로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시장의 판을 뒤흔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마케팅의 미래'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에는 압도적으로 맛있는 순두부찌개 가게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 치밀함도 보여준다. 역시 세스 고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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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p. 38)

결국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저서 중에 'Survival is not enough'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살아가서는 '노예, 농부' 계층이 될 수 밖에 없고, 리마커블한 혁신을 통해서 '사냥꾼'을 뛰어넘는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과거의 마케팅은 시장의 크기, 그리고 시장의 트렌드가 진화하는 단계를 생각하여 접근했는데, 보랏빛 소를 응용하는 방법은 과거와 다른 시장에 가치를 부여해서 압도적인 판매를 창출한다는 이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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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이 선택된 스니저 집단에게 광고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적다. 그렇다면 당신은 퍼플 카우 만들기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기술 자체가 정말 쓸 만하고, 흥미롭고, 훌륭하고, 주목할 만해서 시장이 스스로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한다. 아니 좀더 정확히 얘기하면, 시장이 스스로 찾아나설 그런 제품과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p. 65)

자신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자신의 일상을 생각해보자. 매일매일 정해진 루틴의 일들로 가득찬 것을 처리하다보면 하루의 끝에 다다르고 다시 다음날 출근하면 같은 일상의 반복일 것이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거나 의사결정을 하기위한 시간이 충분했는지 뒤돌아보자.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가? 아마도 익숙하게 들어본 제품에 손이 갈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서비스는 남들과 비슷해서는 시장에 나설 기회조차 없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필드 또한 그렇다. 당장 살아남기 위해 급여를 벌어주는 일을 처리하다보면 시장의 요구를 알고 있지만 과거의 익숙한 성공패턴에 고여버린다. 그러다보면 새로이 나타난 보랏빛 소에 묻혀버리는 평범한 소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팔고있는가?



. . . .

안전하게 행동하기. 규칙 준수하기. 이런 것들이 실패를 피하는 최고의 방법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런 방법이 통했는지도 모르겠다. 저런!(당신의 상사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법칙을 모범이라고 배웠는데, 이 모범이라는 놈이 지극히 위험하다. 이건 궁극적으로 실패로 인도하는 법칙이다. 북적대는 시장판에서 튀지 않는다는 건 실패하는 것이다. 바쁜 시장판에서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건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다름없다. (p. 76)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일어설 수 있는것.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전에 적용하기는 만만하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매너리즘에 빠진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쓰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장 앞에서 YOLO!를 외쳐보기는 뻘쭘해질 만큼 세상이 차갑다.

이쯤 오면 다들 질문할 것이다. '리마커블', '안전한 것이 가장 위험한 것' 모두 알겠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저자는 수 많은 '리마커블'한 예시를 책 안에 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예시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마케팅 하면서 몸소 보랏빛 소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끝없이 생각하고 실천하라. 당장은 YOLO와 멀어져 보일지 몰라도, 당신에게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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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데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면, 당신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그저 당연한 일이다. 리마커블하다는 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거나 아니면 서비스가 정말 기대하지 못한 것이어서(한 시간이나 빨리 왔더라! 내가 예쁘다면서 티켓을 공짜로 주더라! 일등석에서는 크레이프 수제트가 나오더라! 등)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장들은 품질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건 따분한 일이다. 아주 좋은 건 일상적인 일이고 따라서 별로 언급할 만한 가치가 없다. (p. 106)

저자는 철저하게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한다. 마치 업계의 반항아가 되어라라고 말하는 것 같다. 때로는 같은 답이라도 흔히 말하는 '센스'있게 단어 하나만 바꿔 말해도 살아나는 것처럼 작은 변화에서부터 큰 변화로의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리마커블'로의 진화를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이 따분하다. 회사 안에서도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과 지시받은 일만 하는 사람의 일에 대한 만족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개선의 측면에서 일하는 사람과 급여의 무게 만큼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결과물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우선순위는 개인이 모두 다르겠지만 지금은 보랏빛 소를 만들어내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
주 52시간이 논의되고 '갑질문화'에 대한 반성이 공익광고에 나올만큼 노동환경에 대한 변화가 눈에 들어오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시장의 냉혹함은 좀 다른 문제다. 단순하게 생존이라는 접근법 보다는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용기있는 접근이 오늘의 따분한 나를 '리마커블'한 나로 바꾸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당신에게 보랏빛 소는 어디에 있는가?


뒷풀이

이 책 안에는 '리마커블'에 대한 저자 나름의 다양한 업계의 사례가 들어있다. 오늘날의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기존의 산업계의 틀을 깬 새로운 아이디어 들이 성공한 사례다. 결과론 적인 측면에서는 기존 산업을 뭔가에 리프레이밍 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하나하나가 가치있는 사례들이라 생각된다. 오래된 책이지만 뭔가의 울림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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