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판에서 크립토이코노미스트로 살아남기 : 2부 크립토 이코노미스트 직무 설계(2)

in #crypto-economy6 years ago (edited)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에서 주요 행위자(main actor)를 찾아내는 것은 산업에 대한 분석에서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주요 행위자는 1단계에서도 발굴되지만, 거의 최종 단계인 정량적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도 발굴된다. 따라서 1단계에서 발굴된 주요 행위자는 ‘실체적’ 요소로 보기 보다는 설계의 ‘방법론적’ 요소로 볼 필요가 있다.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는 방법론적으로 ‘반복적’(iterative)이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안정적 상태’에 도달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2 단계 : 주요 행위자에 대한 미시적 보상 시스템 만들기   

주요 행위자를 발굴하는 것은 이코노미 성장을 위해 ‘결정적 기여’로 볼 수 있는 ‘기여 행위’를 정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3가지 측면의 판단을 필요로 한다. 하나는 ‘기여 행위의 가능성’이고 두번째는 ‘기여 효과의 지속성’이고, 마지막이 ‘기여 보상 실현의 방법’이다.   

‘기여 행위의 가능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결정되는데, 법률적으로 가능해야 하고, ‘기여 행위’를 위해 필요한 단위 투자의 규모가 얼마나 작게 나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잠재적 참여자의 확산 가능성, 참여를 결정한 당사자가 실제 참여하게 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기술적 장애물을 해결해 줄 수 있는가 하는 기술적 가능성이 확인되어야 한다.   

‘기여 행위의 지속성’기여 행위를 지속하는데 필요한 추가적 지출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 이것을 낮출 수 있다면 ‘기여 행위에 대한 보상’이 장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기여 행위의 지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 지출 보다 보상이 큰 기간을 긴 시간 동안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크립토 이코노미에 반드시 필요함에도 기여 행위의 지속을 위해 필요한 추가적 지출이 낮춰지지 않는 특성이 있는 경우, ‘보상 실현의 성격’을 달리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기여 보상 실현의 방법’에 대한 판단은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것인데, 주요 행위자의 기여 행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가치가 실현되는’ 보상을 제공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중에 코인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기여 행위를 지속할 것이라는 막연한 설명은 크립토 이코노미 설계의 전문성이 부족함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   

일단 주요 행위자들에 대해 이 3 측면의 검토를 하고 나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보상 시스템’인데, 출발점은 ‘서로 성격이 다른 보상’을 분류하는 것이다. ‘기여 행위’의 지속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추가적 비용을 낮추기 어려운 기여 행위는 ‘즉각적’으로 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을 제공해야 하고, 추가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미래에 실현될 보상’을 중심으로 보상을 제공해도 된다. 물론 이는 요구되는 ‘기여 행위’의 특성에 따라 ‘패널티’(penalty)와 결합될 수도 있다.    

‘보상 시스템’의 종류를 분류하는 또다른 기준은 ‘플랫폼의 성장’에 대한 보상인가, 아니면 ‘트랜잭션의 활성화’에 대한 보상인가 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성장에 대한 보상은 ‘장기적으로 기하급수적 보상 가치 커브’로 제공되는 것이 적합하고, ‘트랜잭션의 활성화’에 대한 보상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보상 가치 커브로 제공되는 것이 적합하다. 이것은 ‘기여 행위의 비용구조’ 측면의 분류와도 일부 겹치지만, 이 둘은 명백히 다른 분류법이다.    

예를 들어, ‘플랫폼의 성장’에 대한 어떤 기여 행위가 ‘비용 구조적’으로 기여 행위의 지속을 위한 추가 비용이 줄어들기 어려운 상황을 가정해보면, 이 둘의 관점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플랫폼의 성장에 대한 기여 행위는 ‘장기적으로 기하 급수적 보상가치 커브’를 통한 보상이 맞지만, 단기적 기여 행위 비용 충당이 되어야 기여 행위가 유지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실현되는 보상’도 함께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여 행위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정하고 나면, 이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해야 할 일은 기여 행위자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이는 기여 행위를 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유사한 기여 행위들을 묶어서 하나의 행위자로 통합하는 것인데, 이는 때로는 1단계에서 발굴된 주요 행위자의 기여 행위들을 분해하여 다른 행위자에게 넘겨주거나 다른 행위자가 하던 기여 행위를 넘겨 받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지어 기여 행위들을 떼어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주요 행위자’가 탄생하기도 한다.     

크립토 이코노미의 설계 각 단계는 거의 언제나 ‘기여 행위자’를 재정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렇게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이코노미를 설계한다는 것 자체가 ‘행위자를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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