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지난한 응축과정
안녕하세요 @oscarpark 입니다. 저는 암 연구를 업삼아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1960~70년대 “암과의 전쟁” 이후 50년이 목전인 이 분야는 신약과 새로운 진단법이란 장미빛 전망으로 버텨오고 있지만, 또 일각에서는 ‘건강검진의 일상화로 조기진단 확률 증가했고, 외과적 수술로 사망률이 줄어들었을 뿐 신약이 기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radical한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암이란 것은 개체에겐 종말적 재앙이지만 암세포에겐 예정된 죽음 (programmed cell death; apoptosis)를 회피한 결과로 성장과 죽음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성장에 대한 이해 없이는 죽음도, 암도 이해가 요원한 지난한 문제입니다.
언젠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tipping point, 즉 급진전하게 되는 지점, 원 유래는 바이러스 증식으로 뚜렷한 질환이 되는 지점; 몇 해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메르스 사태 때, PCR이라는 분자 증폭 장치로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무조건적으로 격리 조치를 했는데, 바이러스라는 것은 수량 싸움으로 세포를 터트릴 만큼의 수량이 채워지지 않는 한 개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없는데도 단지 검출되었단 이유로 뚜렷한 (객관적으로 소견 가능한) 증상이나 (주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증후 없이 무작정 격리한 것은 보건의료상 큰 실책이었죠. 여튼 바이러스 감염 후 증후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도달하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라 했고, 이는 지수 함수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기 직전까지는 지난하고 기나긴 응축 과정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4월말 내지 5월 초에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장미빛 전망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매일 매일 지루한 등락을 보이며, 거래량만 계속 줄어드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큰 하락장세가 이어진 후, 특히나 급락세가 펼쳐진 이후 이중바닥이라 부르는 더블딥이 펼쳐진 후 즉각적인 반등을 기대하지만 사실은 더블딥에서 선제적으로 진입한 참여자는 에너지 (돈)이 고갈되는 시점이 그리고 보수적인 참여자는 큰 하락장세로 인한 의구심이 유지되는 시점이 나타납니다. 그 지점이 횡보장세라 일컬어 집니다.
이때의 특징이 거래량 급감으로 나타나게되고 가격은 박스권 속에서 움직이는 지점이지요.
이럴 때는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시장에 너무 깊은 관심이 큰 독이 되는 순간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코스톨로니 옹의 말처럼 ‘내팽겨쳐둬서도 안되는’ 그런 지점이지요.
저처럼 본업이 있는 사람은 일이 손에 잘 안잡혀도 본업 열심히 하면 됩니다. 저도 오늘 설계가 잘되지 않은 선행 실험 결과 떠 맡아서 정말 창기 얼굴처럼 덕지덕지 화장한 결과를 동료들에게 배포했고 조만간 출판 심사 들어갈텐데요. 하! 관련 업계 사람들에게 ‘아 이거뭐야. 이게 된다고?’ 소릴 들으면 ‘ㅋㅋㅋㅋ 몰라욤’하고 딴청 피워야할 지경으로, 테크닉의 절정을 보인 것 같네요. ㅡㅡ; 그래도 신실하게 한거니 뭐.
혹은 전업이라면, 제가 아는 오랜 시간 시장에 살아남은 분들은 이런 장세로 판단되면 오전 시장 살펴본 후 드러누워서 책보거나 자더군요. 그래서 전업을 하던, 채굴을 하던, 장사를 하던 3개월 혹은 6개월 놀고 먹을 수 있는 총알은 마련해놓고 해야 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진 빠지고 어려운 횡보장에선 쉽게 이성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포지션 혹은 포트폴리오 변화를 쉽게 꾀하게 되고 거기서 작지만 잦은 손실이 쌓여 복구가 지난하게 데는 것 같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장을 본다면 평균 값에서 계속 왔다갔다하며 현혹하는 장세이고, 그리고 이 장세가 끝날 시점 멀지 않았으니 냉철하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채굴하던 XTL (Stellite)는 빼고, 근래 개발 상황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는 Graft를 채굴 시작했습니다. 네트워크 해시가 처음 나올 때에 비해 급증해서 첫 날부터 캐지 않은게 좀 아쉽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암 분야는 좀 더 지난한 지점이 이어지겠지만 종국에는 암과 동반하여 주어진 수명만큼 고통 없이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