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2. 미국발 통상위기 = 트럼프의 정치적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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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가장 핫한 경제 이슈는 GM 철수였습니다. 그리고 철강 문제와 한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죠. 트럼프는 GM 철수를 자기의 업적이라 말했습니다. 한편으로 45% 이상 관세를 때리겠다고 하며, 보호무역론자인 나바로를 중용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선 신이 났습니다. 반미친북하다 뭇매를 맞은 것이며, 북핵에 입닫았기 때문에 혼내는 것이라는 소리부터 53% 고율 관세를 맞는 것은 노무현의 운동권 감성때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공화당의 권고안보다 1% 높은 25% 선에 그쳤고, 심지어 미국의 우방국들마저도 단체로 무역전쟁을 선언하는가 한편, 미 공화당과 행정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쯤 하면 누가 맞는 말을 하는건지 슬슬 헷갈릴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사실 예고된 수순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 지지 세력이 어디에 속했고, 어떤 감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가뜩이나 정치적 배경이 부족한 트럼프에게 지지세력을 잃는다는 것은 재선으로 향하는 길이 박살나는 것과 같습니다.
역대급 우범지역이 된 디트로이트입니다. 경찰조차 근무를 기피할 정도가 되었죠.
그래서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 지역의 공업 종사하는 저소득 백인 노동자 계층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일본이, 중국이 여러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라고요. 그리고 자신을 뽑아주면, 멕시코 밀입국자를 막을 벽을 치고, 한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던 디트로이트를 살리겠다고 말합니다.
그의 행보는 취임연설 때부터 예정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미국 제일주의를 진행할 것입니다. 모든 무역과 세금, 이민정책, 외교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은 미국인 근로자와 미국인 가정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 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그 취임연설 말이지요.
트럼프가 통상문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꽤나 간단합니다. 정치적 철학이 없고 집권여당의 지지를 받지 못해 의회의 배경이 없는 그에게, 감세정책이나 인프라 투자와 같은 의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업은 당장 진행하기 힘듭니다. 반면, 이미 발효된 통상협정을 개정하거나, 그 협정에 근거하여 대통령이 무언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의회의 동의 없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막 던지는 멘트를 사방에 날려대는 겁니다. 사실 실행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아니,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쪽이 오히려 맞습니다. '디 애틀랜틱'은 「철강에 대한 관세부과를 통해 일자리와 안보를 지키겠다고 말했지만 둘 다 실패할 것」이라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제조업에 단가 상승 효과를 일으켜 수출가를 오히려 더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여전히 강경합니다. 그들은 '시장이 불공평하다'며 NAFTA 등을 뜯어고치겠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임금 수준으로는 개도국과의 가격경쟁은 불가능합니다
트럼프가, 미국이 말하는 '공정한 무역'은 무엇일까요? 사실 미국인들에게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미국이 흑자를 보거나, 적어도 적자는 안 보는 것을 말하는거죠. 그런데 트럼프는 한-미 FTA를 포함한 각종 한국 시장에 대해 비관세 장벽 등의 이유로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현실은 좀 다릅니다. 한국의 내수 침체가 원인이 된 것입니다. 실제 한국의 총 수입 금액은 2012년부터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전후를 떠올려보면 다음과 같은 문화적 현상이 떠오릅니다. 'PB 상품', '노브랜드', '냉장고 파먹기'... 네. 한국 시장의 소비를 책임져야 할 20-40대가 무너진 것입니다.
최경환이 경제부총리로 최임한 후, 2014년 한해에만 약 46조 이상을 풀고 1년도 안되는 기간 안에 기준금리를 4차례 인하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메르스 사태를 시작으로 무너진 내수는 쉽게 회복이 안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말기와 박근혜 정부 사이에 체감경기가 많이 힘들어졌다고 하던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이 전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LTV와 DTI까지 조절하면서 시장에 풀린 돈은 더더욱 부동산으로 몰리게 됩니다.
무역, 특히 수출에 거의 대부분을 몰빵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에 환율조작국으로 찍힌데다 내수까지 이렇게 되면서 미국의 통상정책이라는 공격에 너무나 취약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공동조사를 실시하자고 하고 있고, 아베 내각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며 미국이 당장 FTA 협정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시간을 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는 국내 정치라는 현안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빠르게 움직이려 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NAFTA 개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NAFTA를 개정하고 일본과 한국, 그리고 베트남을 압박하겠다는거지요. 그리고 그 모든 움직임의 최종적 목표는 중국시장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사문화된 통상법까지 끄집어내서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캐나다까지 슬슬 열받는 분위기긴 합니다
이렇게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를 주장하며 반(反)미국세력을 만들다시피 하여 장기적으로 미국이 무역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수입 비용이 올라가고 공급 부족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이질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자체를 마일드한 상태로 유지하고자 하는 연준 입장에선 금리에 손을 댈 수 밖에 없겠죠.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그 인상 속도는 매우 빨라질 것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금융시장에선 어떻게 될까요? 먹음직스러운 미국 이자를 빨아먹기 위해 세계의 돈은 달러로 집중될 것입니다. 달러는 다시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당연히 미국 공업품들의 수출 경쟁력은 바닥을 치겠죠. 돌고 돌아 다시 또 미국 노동자들은 고난에 빠질 것입니다.
미국은, 트럼프는 극단적으로 자신들이 압박을 취하면 강한 되먹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통상 협상을 통해 무역 장벽을 부숴봐야, 그리고 미국의 무역 장벽을 비관세 장벽이라는 형태로 올려봐야 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에서 그레이트 빅 엿이란 형태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죠. 그렇기에 미국은 역시 이런 통상 압박도 일종의 '쇼'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려할만한 관세 폭탄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 말에 있을 중간선거까지 트럼프는 통상카드를 계속 만지작 만지작거리기만 할 것입니다. 그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증시는 조금씩 흔들리겠지요. 허나 미국 역시 기습적인 관세 폭탄을 장기적으로 떨어뜨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못 이기는 척 하면서 슬쩍 물러나고, 그런 액션으로 의회에서 예산을 따낸 뒤 러스트 벨트 지역에 뭔가 조그만 선물을 하나 던져주는걸로 끝나는 것일겁니다. 미국 내부 정치가 온 세계를 피곤하게 하는 것 같다면 맞게 보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통상과 암호화폐 시장은 관련이 있을까요? 당장 크게 관련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은 금리와 같은 금융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씩 트럼프가 트위터로 무언가 막말을 하거나, 강경한 발언을 하거나, 혹은 북한을 꼬투리 잡으면서 중국을 압박하려 들 때 마다 한국과 일본 등 미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먹고 사는 나라들의 성장 동력에는 그림자가 드리워 질 것입니다.
그런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주식 시장의 공포로 인해 잠시간 아시아권 - 특히 한국과 일본 -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되었다가 진정되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전체적인 기조는 점진적 상향이 예상되지만, 미국 정치권의 흐름에 따라 소위 말하는 '프리미엄'만 들쭉날쭉하게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죠.
GM의 통수는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
지금 걱정하는 한국 리스크는 사실상 '만들어진 리스크'에 가깝습니다. 미국 정치권과 국내 보수 언론, 그리고 그 사이에서 지원금이라는 곶감을 빼먹으려 드는 외국 기업의 합작품이죠. 당장 한국이나 일본, 미국의 경제가 침체되거나 금융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지선을 앞둔 한국이나,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인들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2018년은 살얼음 판을 딛는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상당히 정치적으로 안정된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나 감시도 선거라는 빅 이벤트 앞에서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거기에 물려 있는 유권자들을 살살 꼬시는 정책이 나오면 모를까요.
그렇기에 저는 지금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위기설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장을 보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의 관전포인트는 정부 규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자생력을 갖춘 암호화폐 시스템이 얼마나 그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생존 게임일 뿐이니까요.
그렇기에 저는 더더욱 실물이 있고, 커뮤니티가 있으며, 시장 컨센서스가 있는 암호화폐에만 투자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금 잘 만들어 둔 포트폴리오는 분명 우리에겐 수확의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언론의 찌라시에 흔들리지 마시고, 남들이 오른다고 하는 잡알트에 따라가서 큰 흐름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공포에 이기시고, 욕심을 통제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모든 판단의 시기에,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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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큰 조정장이 온다, 미국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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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분석 잘 읽었습니다.
저도 노티스k님 글을 통해 학습하다 보니
조금씩 이해 되기 시작 허네요
감사 합니다.
보팅도 하고 갑니다.
갓비트 라는 어플사이트 에서 노티스k님의 글을
똥채로 올리고 원문 링크도 했네요.
사전 동의 없었으면 저작권 침해 같은데요
갓비트 - 코인, 암호화폐 긴급뉴스
http://bit.ly/2CVr2QJ
제보 감사합니다.
미국 정치 상황에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잘 이해되지는 않는데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ㅠㅜ
이런 글이 쉽게 읽어질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ㅎㅎ
Translator really comes in handy in situations like this. Very nice @noctisk Keep it up!
오늘도 순위권에 들었네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안한 시간을 주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자신들의 Eco system을 잘 갖춘 코인들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네요.
노티스님글 보면 항상 위안이 되고요... 지금 비코는 나름 우상향하고 있는데.. 알트들은. 오히려 하락하네요ㅜ 고점 존버로써.. 넘 불안합니다.. 언제쯤 알트들에게도 봄이 올까요 ?
'지금 걱정하는 한국 리스크는 사실상 '만들어진 리스크'에 가깝습니다. '
<-- 키야... 오늘도 스님의 분석력에...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재선출마 의지를 벌써
밝힌 트럼프의 미래에 대한 의견도 기회가 되신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