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10. C.I.A., 투자의 덫과 생산 축선의 이동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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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김정은 회담 백악관서 열릴 수도"있다는 발언으로 한국시간 오늘 아침, 출근 시간에 폭탄을 터트리며 뉴스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트럼프는 그 전후로 "북-미(미-북)간 회담에 새 조건 없다"는 발언과 함께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심지어 "위대한 타결을 볼 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는 여의도로 흘러들어가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 두 달은 한국과 북한, 일본, 그리고 중국(China), 인도(India), 아세안(Asean) 5개국의 역사와 정치, 그리고 경제에 있어서 굉장히 커다란 변혁이 불어닥칠 것으로 봅니다. 단순히 북한 테마주의 상승이나 한국 리스크의 완화가 시작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형국과 미래의 분위기를 이해하려면 중국, 인도, 그리고 아세안 5국의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지금 남북/북미간의 해빙무드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시장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전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 맞물린 자산시장 - 특히 우리에겐 BTC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 의 변화를 내다 볼 수 있게 되겠죠.


제조업, 특히 노동 집약형 공산품 단가의 핵심은 인건비입니다

수많은 변수가 금융 시장의 변화를 드라이브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나의 큰 축은 변하지 않습니다. 바로 수요-공급과 비용의 개념입니다. 그 비용 중에 지대, 공장 설립 비용, 상품당 재료 원가는 사실상 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노동을 찾는 공업 중심의 기업은 싼 임금을 찾아 전 세계를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7년까지 아시아, 특히 C(중국)-I(인도)-A(아세안 5국)라는 축선에서는 강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제 안정화의 효과이기도 합니다만, 본질적으로는 달러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2013년 당시 국제 금융시장이 테이퍼링이라는 큰 벽을 처음 만났을 때, 지금까지 투자된 달러가 도로 월가로 빨려나가 외환 위기 공포가 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잠시나마 시장을 지배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이 이어지면서 국제 금융 시장은 긴장보다는 활기를 띠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이를 증명하는 부분은 반도체 생산입니다. 일본 반도체 제조장치협회SEAJ에서 공개한 세계 반도체 제조장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2분기 세계 반도체 제조장치 판매액은 약 14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하였으며 그 효과는 한국이 가장 강하게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연료의 수급 역시 경제 성장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정적인 셰일가스 공급을 시작으로 크림 반도를 완력으로 진압한 러시아가 카스피 해 일대의 가스관을 죄다 거머쥐면서 천연가스 시장에 안정성이 보장되었습니다.

원유 시장 역시 이란이 찍소리도 못하게 되고 미국산 크루드 오일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준데다 시리아-이라크 일대를 혼란에 빠뜨렸던 다에시가 진압되면서 레반트 일대의 원유 공급선까지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안정되었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 제거된 셈입니다.


다에시는 모술과 락카를 잃으면서 급격히 세를 잃었습니다. 현재는 잔당만 남았죠.

또 하나 신흥국들에게 호재로 작용한 것은 생산 능력 과잉 문제의 완화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심리 회복은 많은 수요를 불러 일으켜 신흥국 경기의 순환 회복을 불러왔습니다. 문제는 그 투자의 이면입니다. 지금까지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 설비투자가 진행된 것은 상술한대로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 첫머리쯤에 삽입한 차트를 보면, 최근 신흥국의 인건비는 절대 저렴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새로운 노동력을 찾아다녀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실제 설비가동률과 투자 내역을 보면 이는 명확해집니다. 중국 시장을 목표로 했던 과도한 투자가 C-I-A 벨트에 있었고, 이는 실제 시장 - 중국 등 전체적 아시아 시장 -의 잠재적 수요보다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렴한 노동력이라는 유인이 사라지면 단가가 오를 것이고, 더 이상 그 지역에 투자할 의미는 사라질 것입니다. 요는, 인건비가 오르는 순간 지금까지 대규모로 투자되었던 공단은 짐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국가별로 한번 살펴봅시다. 인도의 경우 2010년 이후 고용에 비해 설비 가동률이 지나치게 낮았습니다. 과도한 설비투자가 이루어졌다는거죠. 특히나 이런 투자는 대부분 국영은행이 담보하고 있습니다. 부실채권 문제라는 위협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담보의 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은행이 휘청거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가동률을 끌어올릴 정도의 대규모 수요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인도의 경제는 크게 휘청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인도가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역시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브라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브라질 경제는 2013년 이후부터 이루어진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발생한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휘청거렸습니다. 이는 필요 이상의 금융긴축 정책을 불러왔고, 덕분에 2016년까지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내수 위축은 덤이죠.


최근 트럼프가 찍은 잇 아이템, 철강과 알루미늄입니다

중국이야말로 과오투자의 최종보스입니다. 중국의 제조업 설비가동률 지표는 2012년경부터 전체적으로 침체를 기록합니다. 2017년 들어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 정책으로 그나마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태입니다. 경제가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설비 가동의 문제는 특히 철강쪽에서 심각하게 드러납니다. 세계 철강 생산설비 중 70%는 아시아에, 그 중 50%는 중국에 있습니다. 세계 설비 중 35%라는 거죠. 2000년 6%정도에 불과하던 중국의 철강 생산 설비가 급증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무라 리포트에서는 마일드한 세계 경제 성장이 진행되는 2017, 2018년에 이런 신흥국의 과오투자 - 특히 철강 부분에 있어서 - 를 정리하고,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해야 완만한 성장 속도를 그리면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습니다만, 거기에 트럼프가 나타나 찬물을 왕창 끼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철강 관세를 통한 본격적인 세계 시장 길들이기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영원한 호구가 되어줘야 하는 멕시코와 캐나다는 불똥을 피해갔습니다. 호주도 동맹국이라는 이름으로 피해 갔습니다. 한국 역시 이번 북미 대화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거치면 패키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개성공단 재개를 반대하는 조항이 죄다 삭제되었다는 걸 보면, 사실상 현 정부가 밑밥을 깔아둔 셈이라 봐야 할 것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여공들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칼끝이 노리는 곳은 자연스럽게 중국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시진핑은 "남북 화해와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고 하고는 있습니다만, 내부적으로 1인 독재를 거의 공고히 하고 미국 이상의 제국주의화를 꾀하고 있는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한-미-북은 재미있게도 중-일을 빼고 가는 재미있는 구도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싫은 눈치'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대세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하겠죠. 해빙모드가 다가오고, 개성공단이 경제 제재에서 해제된 지금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다음으로 기업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앞으로의 두 달이라는 시간이 한국 정부가 최고의 승부수를 날릴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나 중국이 트럼프의 통상 압박을 점점 받기 시작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순 수출국에서 순 수입국으로 변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사흘, 중국 단둥에 하루면 닿는 개성공단이 갖는 위치적 이점은 굉장히 중요한 상품의 생산기지이자 중국 항구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진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위안화의 평가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요. 경제 성장 역시 한번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중국에서 한번 보여줬던 개인들, 특히 돈을 쌓아뒀던 대규모 개인 큰손들이 가진 자산의 급격한 엑소더스를 보여줄 것이라 전망할 수도 있겠죠.


중국 자금 엑소더스 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들이 있겠죠

세계는 도라이들의 대화로 큰 변혁을 겪을 것입니다. 시장은 커다란 재편성을 거치며 구조가 변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잉투자 되었던 곳이나 수출이 비대하게 많은 곳은 소위 말하는 '공정한 무역'이라는 이름의 철퇴를 맞고 달러를 도로 토해내면서 한바탕 피바람이 불 것으로 봅니다.

타자는 그 무역이라는 태풍 속, 고요한 태풍의 눈 속에 한국이 위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있을 남북, 북미 대화가 숨막힐 정도로 안정된 고요함을 불러오겠죠. 정치적 고요함 속에 숨가쁜 성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달러가 빠지면서 그 반대급부로 현물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특히 암호화폐 시장에는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할 것입니다. 바로 금융 엑소더스입니다. 그 시기가 되면, 누구든 웃기 싫어도 시장을 보면서 웃을 수 밖에 없는 때가 될 것입니다.

그때야 말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수익실현을 할 때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눈을 크게 뜨시고, 달아날 수 있는 타이밍을 크게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세계를 상대로 싸우는 글로벌 제로섬 게임에서,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이기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공포에 지지 않을 용기와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길 바라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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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름으로 빚어진 흑자, 되돌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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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코인. 이라는 단어와 친절하게 링크를 숨겨놓은부분에 감탄합니다. 오늘도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1등 축하드립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캬캬!! 제가 1등을 했군요!!!

예전부터 녹티스님 글 정말 잘 읽다가 이제야 처음으로 댓글 남기네요!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있다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하시길래? 혹은 어떤 공부를 하시길래 이렇게 다방면으로 박식하실 수 있으신지요?ㅎㅎㅎ 저도 같이 공부해서 발끝만큼이라도 따라가고싶네요

그냥 흔한 범부입니다 :)

이번 북미대화가 성사 된다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도권이 우리나라로 넘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일이 우리나라가 조금은 더 선진국 반열에 들 수 있는 계기로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날카로운 분석 감사드립니다 !!

이게 운 때문인지.. 어쩐지 몰라도.. 확실히 한국이 태풍의 눈에 들어와 있는 듯 합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문대통령 운이 좋다고 하더니.. 하지만 중국이 시진핑 독재체제를 구축하느라 한반도 상황에 쥐 죽은 듯이 있지만 곧 칼을 빼어들지 않을까요.. 무리없이 시진핑 종신집권 체제가 통과되는 걸 보면 중국인들도 그게 미국에 대항하는 나름의 대안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암튼 흥미로운 시국입니다.

운이 좋다기보다. 큰 그림을 이정도로 그리고 그걸 수행하는 레벨이 무서울 정도입니다. 503은 사드 하나로 무역폭행까지 맞았는데...

녹티님 글만큼 다양한 나라들이 맞물린 국제정세를 정리해서 꾸준히 보여주는 글이 없음. 다음 아고라에서도 찾아봤는데 거기에도 없음.ㅋㅋㅋㅋㅋㅋㅋ

아고라는 mb 이후 많이 망가졌죠..........

늘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현자가 흘린 빵
부스러기라도 먹을 수 있다면 저 같은 비둘기에겐 행운입니다만 대인배답게 지식의 한켠을 툭 떼어 나눠주시니 세상이, 한국이 아직 따뜻한 것 같습니다. 9999...

비둘기야 먹자아 구구국국국국(.....)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갱제 포스팅의 맛스타 pys님께서 친히

변화의 바람이 거세지는 몇년이 될것 같습니다. 한국에,암호화폐시장에도 기회가오길 바라면서..좋은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두 달이 급전쟁이냐 급평화냐를 가르겠죠... 전자는 아닐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글 읽다가 회원가입이 되어서 이렇게 댓글로 나마 인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항상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로 정보를 나누고 이해를 교환하면 더 나은 길이 보이리라 봅니다 :)

어떤코인?? 히히~
가볍지 않은 내용인데 유쾌하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스팀잇 UI에 링크 표시가 생기면서 숨겨둔 것들이 더 티가 잘 나게 되었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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