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입장, 그리고 두개의 축
가상화폐 논쟁을 보면서 불편함을 겪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자신과 견해가 다른 이와의 정치적, 종교적 논쟁에서 겪었던 경험과 흡사하다.
가상화폐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그것은 사기라고 하는 것은
유신론자에게 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고 시비를 거는 것만큼이나 당사자로서는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래도 종교적 논쟁보다는 결론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 희망적이라 보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신의 존재를 믿는(혹은 안 믿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해서 그 주장이 사실이 되는 건 아니지만,
가상화폐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주장은 사실이 된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라는 책을 봤다면 돈이라는 것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얘기가 익숙할 것이다.
나카모토 사토시를 지켜본 사람들 중에는 그가 아나키스트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아나키스트란 정말로 무정부상태를 주장하는 극단적 아나키스트가 아니라 화폐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이 약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정도로 받아들이자)
적어도 이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좌파든 우파든 아나키스트 성향이 강할 것이다. 그들에게 가상화폐는 종교나 철학의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 이사의 논쟁을 보고 위화감을 느낀 것 같은데, 그는 처음부터 단지 좌파 아나키스트가 아니라 민주적 사회주의자였을 뿐이다. (그리고 보해양조라는 코스피 상장기업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한편, 정확한 근거를 댈 수 없지만, 최근에 유입된 코인 투자자일수록 아나키스트 성향이 옅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좌우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느낀, 달러 세뇨리지로 인한 박탈감 내지는 분노감.
그리고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비트코인.
이런 배경은 보이지 않고, 그냥 돈이 되니까 들어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이런 사람들은 당분간 코인판을 떠나거나 스스로 가상화폐 진영의 아나키즘적 사고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가상화폐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가상화폐의 가치는 커진다. 그리고 이 종교를 믿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상화폐의 가치는 사실이 되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끝이 반드시 사기인 것은 아니다. 물론 이 종교를 믿지 않는 투기자금이 빠지고 이 종교를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안 남았을 때, 결과적으로 사기처럼 될 수는 있다.
이 종교에 가까운 논쟁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밴드왜건을 기억하자. 불과 1년 전의 비트코인 가격은 천달러 정도였지만, 다시 그 때 가격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말로 어려워 보인다.
스팀코인 가즈아~ 고고씽
스팀도 종교지요. 특히나 스티미언 여러분들께는...😃
저는 스팀잇이 SNS로서는 별로라고 생각하기에 한 발짝 떨어져서 보려 합니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관한 양질의 컨텐츠가 많은 것은 정말로 반길만한 일입니다.
가상화폐에 무분별한 코인들이 여기에 다 포스팅 되니깐 조심해야죠 ~
말씀처럼 가치는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것이죠. 절대적 기준이나 척도가 있을리 없고요. 명쾌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코인의 가치를 이해할수록 아나키 성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코인이 뭔지도 모른채 신규 유입된 투기꾼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잘봤습니다. 팔로우 하고 갑니다~
생각나는 대로 끄적인 것인데,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