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INT] 규제보다 빠른 혁신
안녕하세요. 블록체인에 대한 칼럼 및 설명을 작성하는 @kilu83 COSINT입니다.
요즘 새로운 글을 쓸 시간이 없어(다른 팀원분들이 자주 써주시길..) "4차 산업혁명, 자치 분권, 거버넌스"란 주제로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정책컨벤션&페스티벌에서 제가 발제한 발표문을 수정 보완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혁신과 규제에 대해 가볍게 다뤄보았습니다.
규제보다 빠른 혁신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위해 불법 빼고 다 추진하겠다.” – 표철민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최근 한 미디어컨퍼런스에서 국내 블록체인 & 암호화폐 산업의 현황을 이야기하며 위와 같은 말을 했다. 불분명한 규제로 인해 해당 산업의 발전이 너무 지지부진한 덕에 답답함이 터져 나온 듯하다. 표대표는 모든 사업을 시작하기 전 법률 검토를 받는다고 한다. 신규 사업 100개 가운데 90개는 아직 시작도 못하였고, 어떤 사업이든 변호사들은 불법은 아닌데 추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이렇게 가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을 전했다. 사실 이 문제는 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매우 공감하고 있을 주제이다. 오늘은 혁신과 정부의 규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올해 초 당시 원인이 무엇이 되었던 한국은 암호화폐, 그리고 넓은 관점에서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전 세계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 동향을 파악했고, 한국발 소식에 시장이 출렁이었다. 한국은 거의 최초로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혁신 기술의 중점에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좀 더 냉철하게 사태를 판단하여 해결하였으면 혁신의 중심에서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과 폐쇄형 블록체인
블록체인에 대한 규제에 말하기에 앞서 우선 개방형 블록체인과 폐쇄형 블록체인에 대해 다뤄볼까 한다. 블록체인이라는 동일한 단어를 공유하고 있지만 둘 사이엔 매우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또한 이 둘의 차이점을 인지하는 것은 규제를 정하고 시행하는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각자 성격이 다른 두 가지의 블록체인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기는 규제하되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지원한다."
현재 여러 국가들의 정부가 위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선 이를 반쪽짜리 지원 방침이라 보고 있다. 폐쇄형 블록체인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개방형 블록체인(Permissonless Blockchain)
개방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탈중앙화된 원장 플랫폼으로써 누구든지 특정 주체의 허락없이 참여가 가능하다. 개방형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 사용자는 원장을 읽을 수 있고, 기록도 할 수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악의적인 유저들이 시스템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방형 블록체인은 컨센서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개방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컨센서스 시스템은 블록을 생성하는 이들에게 암호화폐를 제공함으로써 악의적인 행위를 예방하고 있다.
폐쇄형 블록체인(Permissioned Blockchain)
폐쇄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특정 주체에 의해 허가된 유저들 만이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허가된 유저들 만이 블록체인을 운영하기 때문에 읽기 권한과 거래 권한 역시 제한할 수 있다. 폐쇄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컨센서스 모델은 대부분 빠르고 비용적으로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로는 이미 신뢰가 어느정도 형성된 이들 만이 참여 권한을 부여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과일 제배부터 수확, 그 이후 유통을 거쳐 판매되기까지 보관 온도와 같은 수 많은 정보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운회사인 머스크 역시 블록체인 선박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여 물품 주문부터 도착까지 모든 과정을 선주, 세관, 항만 보험사 등과 같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SDS 역시 서울시와 협력하여 블록체인 기반으로 중고차 매매시장의 혁신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저신뢰 시장인 중고차 매매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소유와 사고 이력 등의 정보가 투명해지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블록체인은 폐쇄형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들이다. 정부가 흔히 말하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지원 역시 암호화폐가 배제된 폐쇄형 블록체인을 지향하고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과 폐쇄형 블록체인은 흔히 인터넷과 인트라넷에 비교된다. 전자는 우리가 사는 삶에 혁명과 같은 영향을 주었다. 후자는 그보단 흥미롭지 않지만 비즈니스의 유연한 운영을 위해서 여전히 필요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삶을 향상시킨 것은 모든 이가 참여의 자유를 가진 인터넷이다. 현재 개발중인 수 많은 DApp들 역시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규제할 수 없는 화폐의 등장: 비트코인
“문제는 비트코인이 규제되어야 한다는 점이 아니며,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가 가능한 지 여부이다.” – 안드레아스 M. 안토노풀로스
정부는 비트코인 자체를 규제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를 운영 및 관리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암호화폐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탈중앙화라는 시대적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가속도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에게 암호화폐란 위협적이다. 국가가 인정하지 않는 민간 화폐가 대규모로 유통될 경우 현재 통화제도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가 대중화될 경우 국가는 국채의 화폐화와 같은 방식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힘들어 진다.
또한 암호화폐는 P2P를 중심으로 성사되기 때문에 소득 추적을 통한 세금 부과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정부는 거래소 및 ICO와 같은 암호화폐 주변의 중앙화된 서비스를 규제하고 통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개방형 블록체인 주변의 모든 것은 중앙화된 시스템 하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중앙화 시스템에 대한 규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흔히 금융 혁신이라 일컫는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혁신은 바로 신뢰의 혁신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글로벌 단위로 의사소통을 확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주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누구든 만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의 주요 요소들은 중앙화 되어 있다. 여전히 그 본질은 관료주의적 체계인 것이다. 기업과 정부에서 주요한 사안들을 결정하는 이들은 매우 소수로 이뤄졌으며, 그 결정된 사안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는 매우 먼 거리감이 존재한다. 인터넷은 의사소통을 확장했으나, 의사결정은 확장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관료주의적 체계 없이 신뢰성 있는 의사결정 플랫폼을 찾지 못해서이다.
수평적이고, 지배체계 없는 P2P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기업, 관료, 혹은 여타 지배층의 시스템 하에 있는 신뢰를 누구의 개입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끌어올 수 있다. 즉, 이 기술이 발전할 경우 대부분이 신뢰할 수 있는 결정된 의사와 거버넌스가 탄생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시스템 하에도 룰이 존재한다. 지배자(Ruler)없는 룰(Rule)이 가능케 된 것이다. 본인들에게 영향이 미칠 룰을 합의를 통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 블록체인은 의사소통을 넘어 의사결정을 확장했다. 인류 최초로 의사결정을 전세계적으로 확장한 혁신이다.
규제의 필요성
현재 개방형 블록체인 기반의 어플리케이션 가운데 그나마 돌아가고 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스팀잇밖에 없다. 2017년 ICO를 통해 1500억원을 유치한 Bancor는 현재 일일 유저수가 300명조차 되지 않는다. 2015년 ICO를 통해 50억원을 유치한 Augur인 경우도 현재 일일 유저수가 50명을 넘지 않는다. 투자자의 비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제 사용 유저의 수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수 많은 DApp 가운데 일일 유저수가 2000명을 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상위권에 위치한 서비스들도 대부분 도박과 관련된 DApp인 경우가 많다. 위에 거론된 프로젝트들이 스캠인 것은 아니지만 모금된 자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아웃풋을 내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현재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스타트업 형태이면 실제 가동 중인 서비스가 없이 백서 하나로 수십 수백 억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기존의 기업 단위로만 가능했던 스타트업 투자는 ICO의 탄생으로 인해 개인에게도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이러한 좋은 취지로 생겨난 ICO이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가지 예시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헤미넴을 들 수 있다. 수 많은 강남 내 클럽에서 수 억원씩 뿌리고 다닌 이가 장안의 화제였다. 알고 보니 W업체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DApp의 ICO를 통해 번 돈이라고 한다. 해당 W업체의 플랫폼 역시 깃헙에 들어가서 소스코드를 살펴보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부실하다. 그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ICO를 진행하여 수 백억원을 모집하였고 이를 본인의 쾌락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퓨어빗 거래소 사건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 많은 ICO가 대부분 스캠이며, 약속한 서비스를 런칭하기도 전에 프로젝트가 없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경우를 포함하여 암호화폐로부터 파생된 수 많은 사기가 난무하고 있다. 투자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인 것은 사실이나, 더욱 건전하고 성숙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규제 역시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규제의 정상화
특히 한국은 예전부터 1차원적인 규제 창안법에 대해 수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규제를 시행하는 정부와 국회가 해당 산업군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지금 당장 문제로 보이는 것을 차단하고 시작한다. 가장 좋은 예로 게임셧다운제를 들 수 있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건강 악화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 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과연 이러한 제도가 성공하였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엔 편법이 존재한다. 부모님 혹은 형제의 성인인증을 받아 아이디를 만들어 계속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적으로 셧다운제 이후 성인들의 게임 시간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래 어떤 것을 금지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게임이 문제가 되니 게임을 하지 못하게 막는 1차원 적인 발상이 아닌 그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인지해야 한다. 청소년일지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선택할 자유가 있다. 셧다운제는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다. 해외에서 게임셧다운제도를 이야기하면 놀랄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게임중독 문제는 물리적 제한으로 풀지 못하는 문화적, 교육적, 사회적 분위기가 만든 결과이다. 규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지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물론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규제가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규제 역시 1차원적인 규제이다. 당시 정부는 엄중한 규제를 시사했고 지속적인 투자 의욕을 꺾고 시장에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여 전반적인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암호화폐 투자자의 공분을 사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암호화폐의 시세 폭락으로 이어져 결론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중들 가운데 팽배하게 되었다.
구태언 태크앤로 대표는 그의 저서인 ‘미래를 규제할 수 없다’를 통해 아래와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2017년 9월 금융위원회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유사수신업자로 규정하는 내용의 ‘유사수신행위 등 규제법’ 개정 방침을 밝혔다. 이는 곧 암호화폐 거래소를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ICO 역시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초에는 이에 대한 처벌 의지를 강화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가상 계좌 개설을 금지시켰으며 은행 등의 금융권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하도록 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범죄 행위는 당연히 단속과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암호화폐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자 했다. 구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애초에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과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대중들에게도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 않다. 본인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면 투기꾼으로 밖에 보지 않는 것이 업계 외부의 현실이다.
정부가 이렇게 오랜 기간 흐지부지하는 것은 결국 기술 발전에 수 많은 장애를 초래한다. 어떤 규제가 도입될 지 확신할 수 없으니 기획 단계에서 법률 검토를 하며 미리 예측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규제안을 작성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3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해당 기술 산업의 어떤 요소들이 규제되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언제: 규제 개입의 타이밍을 생각해야 한다. 규제가 너무 이른 시기에 개입되어 해당 기술 발전에 해를 끼쳐서도 안되며, 너무 늦게 개입되어 규제의 부재로 인한 문제가 생겨나서도 안된다.
어떻게: 규제의 성격에 대한 것이다. 해당 기술 혁신을 격려해야 하는지, 혹은 금지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어떤 방향으로 제한되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범죄자가 비트코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저변의 장점에 비해 강력한 거버넌스, 규율, 인프라, 교육이 미비하다는 것을 시사할 뿐이다.” – 돈 댑스콧 <블록체인 혁명> 공저
각국의 정부는 제대로 된 규제안을 발표하기 보다는 암호화폐가 범죄 행위에 사용된다며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술 자체를 막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고 총기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강도가 은행을 털었다고 해서 강도의 짐에 든 돈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불법 사이트에서 도박을 했다고 도박에 쓰여진 돈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바바리맨을 잡아야 지 바바리 코트 입는 사람들까지 잡아서는 안된다.
“정부가 기존의 관행과 규제를 근거 삼아 기존 산업을 대변하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관행과 규제로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다만 새로운 산업이 자리 잡을 공간 자체가 사라질 뿐이다. 그 결과는 글로벌 경쟁력의 상실이고 산업 전체의 낙후다.” – 전명산 보스코인 CSO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경우 블록체인을 일찌감치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더리움과 IOTA, Parity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된 곳도 독일이다. 정부에 처음 허가를 받아 비트코인 결제를 받는 상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정부의 적절한 규제를 받는 거래소도 처음 만들어 졌다. 한국 정부가 당황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많은 국가들이 블록체인을 받아들이며 적절한 대응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시 규제하기 전 토론을 먼저 한다. 해당 기술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리적이고 정돈된 규제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규제보다 빨라야 한다
스카이프는 애초에 불법이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역시 불법이었다. 하지만 현재 에어비앤비는 단 하나의 호텔도 소유하지 않고도 기업 가치 31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되었으며, 우버는 단 하나의 자동차도 소유하지 않고 기업 가치 120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이 되었다. 이러한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혁신만 이룬 것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혁신도 이뤄낸 기업들이다.
“신뢰성 있고 믿을 만한 택시 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수 많은 리스크를 안겨주는 우버와 불공평한 경쟁을 치뤄야 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회사들은 유럽의 노동 시장을 보호하는 법규 명령을 존중하지 않는다.”
우버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수 많은 정부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소위 ‘팩트’라고 내세우며 우버를 공격했다. 이러한 팩트들은 특정 시장에서 우버를 죽이기 위한 규제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진정한 팩트인가? 택시가 과연 우버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택시가 과연 우버보다 더욱 나은 안정성을 보장하는가? 노동법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이 과연 새로운 혁신을 규제해야 한다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 우버는 고객이 운전자를 평가하고, 운전자가 고객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또한, 대부분의 고객은 그저 빠르고, 깨끗하고, 고객을 존중하는 서비스를 원할 뿐이다. 규제를 도입하는 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과 실제 고객들이 바라는 점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시장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규제보다 빠른 혁신을 이루었기 때문에 규제가 그 혁신에 맞춰 도입되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좋은 혁신이다. 빠른 혁신은 스타트업에서 자주 나오지만, 좋은 혁신은 대기업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기술, 대외 관계, 정부와의 관계, 자금 등 그들 만이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은 규제에 매우 민감하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되기 때문에 확실한 길이 아니면 시도를 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대기업의 움직임을 보면 결국 규제 하에서 안전한 길만 선택한다. 큰 방향성을 잘못 잡은 채 합리화하며 나아간다. 그러니 빠른 혁신이 나올 리 만무하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정돈되지 않은 규제들로 인해 정체되고 있다. 정부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으니 미리 겁을 먹고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방어적인 성격으로 사업을 하며, 투자자는 한국의 규제 상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로 인해 ‘하지 말라는 것 외엔 뭐든 할 수 있다’는 네거티브 시스템이 아닌 ‘하라는 것 외엔 하면 안된다’라는 포지티브 시스템이 업계에 스며들고 있다.
한국 규제가 심해진 주 요인은 60년대부터 이어진 경제발전이 관주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는 단지 시민들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도와주는 존재일 뿐, 더 좋은 도구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국가 권력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법은 산업을 막는 것이 아닌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구 대표가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정부의 적절한 규제에 달려있다 생각한다. 도전할 용기가 있어야 하며, 그 용기에 따라오는 제대로 된 결과가 있어야 한다. 규제에 맞춰가며 혁신을 이룰 순 없다. 혁신이 규제보다 빨라야 한다.
감사합니다.
References:
Aantonop. (2018, March 03). The Courage to Innovate Without Permission.
정부가 암호화폐 경계하는 건 당연...그런데 독일은 왜? (2018, October 26). Retrieved from https://bit.ly/2JleRkN
Fenwick, Mark, Kaal, Wulf, Vermeulen, & M., E. P. (2016, September 07). Regulation Tomorrow: What Happens When Technology is Faster than the Law? Retrieved from https://bit.ly/2z5bGdi
'가상통화 규제, 블록체인 지원'이 반쪽 정책인 이유. (2018, January 21). Retrieved from http://www.hani.co.kr/arti/economy/finance/828701.html
(63), K. (n.d.). [COSINT] 블록체인: 혁신과 규제 사이 - (1/2) - Steemit. Retrieved from https://steemit.com/coinkorea/@kilu83/7ykgmi-cosint
By 류짬 of COSINT
오늘 하루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 COSINT에 게시되는 포스트를 통해 모아진 모든 스팀달러는 불우 이웃에 기부하거나 스팀잇 발전에 기여하는 스티미언분들 혹은 밋업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신뢰의 혁신이란 말이 인상깊네요
ㅋㅋㅋ다음 글 기대하겠습니다.
코신트님의 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D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넵!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ㅎㅎ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이제 자주 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스팀미디어방에서 올려주시는 뉴스 잘 보고 있습니다 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거래소 규제는 꼭 필요한거 같아요 ;; 너무 많이생겨요.
악재가 많아지면 정부는 또 안좋은 방향으로 갈거 같아요 ㅠㅠ
네. 퓨어빗같은 쓰레기는 처단을 잘 해야할텐데요. 요즘 안좋은 뉴스들이 많이 나와서 걱정이 되긴 합니다 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암호화폐 주도권을 가지려면 스마트한 규제가 절실한데 현재 정책들이나 관심도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군요... 후
그나마 국민들이 블록체인에 관심이 많아 좋은 프로젝트가 많이 살아있으면 좋겠네요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버린거죠.. 아쉽긴 합니다 ㅠ
정부가 어디까지 규제하고 어디까지 개방해야할 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노선을 확정해야할텐데 말입니다.
2017년 9월쯤 ICO 막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내놓은 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백히 밝힌게 없네요. 답답할 뿐입니다..
혁신이 규제보다 빨라야 한다.
와우, 가슴 뛰는 이야기입니다.
가능하기엔 힘이 들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ㅎㅎ 가슴이 뜁니다!
좋은글이네요. 규제의 적정선을 찾는게 큰 과제인거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하루 빨리 적정선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무작정 발전을 막는 규제가 아닌 부정과 불합리한 행동들을 막는 규제들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보이지 않는 규제가 더 무서운 법이죠..!
일단 리스팀해놓고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