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언제 암호화폐시장을 재개방할까? 지나친 긍정론을 경계하기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잇달아 블록체인에 대해 우호적인 신호를 내놓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 “블록체인은 미래를 선도할 획기적 기술”(5.31)
중국정부, 금년내로 국가 블록체인 표준위원회 발촉(5.26)
중국정부, 텐센트와 손잡고 블록체인 보안동맹 출범(6.22)


이에 따라 중국암호화폐시장 재개방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위안화 직거래 마켓이 생길수 있다는 찌라시가 돌면서 몇몇 중국계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지난달 말 일시적으로 크게 뛰어오르기도 했죠.

중국 정부는 과연 곧 암호화폐시장을 개방할까요? 아니라면 언제 시장을 개방하게 될까요? 저는 중국정부의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태도는 항상 일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화전양면(和戰兩面)’입니다.


북한의 외교정책과 관련된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로, 협상 무대에서 유화론과 강경론의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는 전술을 의미합니다. 북한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산권 국가들이 외교무대에서 자주 사용했고, 미국에도 “Bad cop, good cop”(좋은 경찰, 나쁜 경찰) 놀이라는 표현이 있을만큼 고전적인 전략입니다.

화전양면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모호하고 이중적인 신호를 보냄으로써 상대방이 나의 진정한 의도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협상의 주도권을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쪽이 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죠.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극대화 시킬수 있는 대신, 반면 협상 상대방과 장기적 신뢰를 쌓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시장에 대한 태도는 철저하게 이중적입니다. 이를 통해 자국내 블록체인 시장 통제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발상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정부와 암호화폐거래소의 긴장넘치는 관계를 꼽을수 있습니다.




<한때 글로벌 1위 거래소였던 윤비는 정부방침을 지켜 지난해 9월 즉각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글로벌 1위 거래소인 Yunbi는 즉각 정부 방침에 따라 거래소를 전격 폐쇄한 반면, 바이낸스는 중국내 사업만 철수하고 글로벌 사업을 지속합니다.

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중국정부는 자신들의 방침을 충실히 따라준 Yunbi의 최대주주인 INBlockchain 캐피털에게 1개월 후 즉각 큰 선물을 안깁니다. 항저우를 블록체인 특구로 조성하는 2조원대 펀드 출범(이중 정부 출자액은 30% 정도)을 발표하더니 이 펀드 운용사로 INBlockchain 캐피털로 선정한 겁니다. 말잘듣는 아이에게 사탕을 주겠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바이낸스는 이후 홍콩으로 거처를 옮겨 사업을 계속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이 때문에 바이낸스는 중화권을 떠나 몰타로 사무소를 옮겨버립니다.

즉, 중국정부는 ‘암호화폐 자국내 거래 금지’와 ‘초대형 블록체인 펀드 조성’이라는 이중신호를 동시에 시장에 보내면서 주요 시장 플레이어들에 대한 통제력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된 거죠. 사실 올해초 암호화폐 규제대란때 기재부(유화론)과 법무부(강경론)의 의견조차도 조율되지 않은 우리 정부와는 대조적이죠.

지속적으로 중국정부가 블록체인에 대한 우호적 언급을 하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중국계 암호화폐 개발자들에게 상다발을 안기면서도 암호화폐 거래소 자체는 꽁꽁 걸어잠군 이유도 화전양면 전술의 연장으로 풀이됩니다.

그럼 언제나 돼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폐쇄가 완화될까요? 제가 중국정부 관계자도 아니니 함부로 단언할 수 없지만, 다른 IT 업종에 대한 규제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ㅇ중국정부의 시장에 대한 통제력이 어느정도 자리잡았다는 판단이 서고
ㅇ중국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ㅇ글로벌 마켓의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최소화 됐을 때

입니다.

중국 정부는 황금만리장성(Golden Chinese wall)이라는 정보통제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내 인터넷 망과 중국외 인터넷 망을 필용에 따라 분리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으로 이 때문에 페이스북 등등은 중국에 발도 못붙이고 있죠. 이밖에도 수많은 규제를 유지하면서 정부는 IT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점차 그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글로벌 탑급 IT 회사들이 속속 나오면서 중국이 국제 시장을 리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과거 경험으로 반추해 보건데, 중국 암호화폐시장이 전면개방되려면 아직도 제법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네오와 큐텀을 비롯해 수많은 중국계 암호화폐가 등장하고 있지만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모델면에서 아직 소위 4대코인(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비트캐시는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니 다소 애매해 보입니다)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계 플레이어가 없는 셈이죠.


<트론 정도를 제외하면 10위 권내에는 중국계 암호화폐의 존재감은 미미>

더 나아가 암호화폐에 대한 글로벌 규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G20과 각종 국제 회의에서 암호화폐규제안이 정립된 후에야 중국 정부도 자신들의 태도를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쏟아지는 파도를 제일 먼저 맞을 필요는 없겠죠. 중국정부가 타국에 앞서서 규제방침을 변동할 필요도 없어보입니다.

** 7월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암호화폐 규제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중국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을 전면 개방할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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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결국 자기들 통제하에 운영되는 코인만 개방하겠다는 방침 같네요 ㄷㄷ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기자님, 개인적으로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혹시 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남겨주실 수 있을까요? [email protected] 으로 연락 주셔도 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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