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이고 성공적인 투자의 마법, 유동성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1월이 지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올해의 계획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부리나케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새벽을 여는 우렁찬 엔진음과 함께 운전하여 헬스장에 도착했더니 그제서야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주기적으로 쇠질하는 것이었음을 상기하였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뭐 역시 선조들의 "작심삼일" 명언은 전세계 공통인지 단 한명만이 런닝머신을 뛰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보통 매년 1월은 쇠질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힘든 시기입니다. 연초부터 몸짱이 되겠다며 수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으로 몰려옵니다.

열심히 운동하면 아놀드 슈월츠네거처럼 일상생활하기 힘든 근육 돼지가 될까봐 별로 운동을 열심히 하지는 않는데 무슨 단백질이며 보충제며 신기한 것들을 대단히 열심히 마시고 먹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운동 후 벤치에도 오래 앉아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부터 패션 근육이니 압축 근육 같은 얘기들을 합니다. 단백질 보충제를 3시간마다 하루 6번이나 먹어야 하지만 벤치 프레스 3세트 이상은 하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달 열심히 해보고 변화가 없는 것을 느끼고는 몸짱은 다 약물, 스테로이드로 만든거라는 비아냥과 함께 헬스장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내년 1월이 되면 또 생각이 바뀝니다.

남 얘기가 아니라 자아비판입니다. 뭐 저도 한 1년만 열심히 하면 브렌치 워렌처럼 될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습니다. 뭐든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렵습니다.

warren.jpg

오늘은 KB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한국 부자 보고서"에 있는 내용을 조금 인용하면서, 부자가 아닌 95.53%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시사점이 있을지 말씀 드려보고자 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사람들을 부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자산 기준 상위 0.47%인 24만 2천명이 이에 해당합니다. 평균 51억원 자산을 소유하며 부동산 28.6억원, 금융자산 22.8억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5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은 본인의 금융지식 이해도가 높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이 중 78.7%는 ELS와 ETF의 차이를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50대 이하에 해당되신다면 이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60대 이상의 부자들은 아무래도 부동산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현실과 머나먼 얘기를 드리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 보고서 중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을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읽다보면 아래와 같은 문구가 눈에 띕니다.

응답자 중 65%는 ‘새로운 투자보다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총자산이 많은 부자일수록 이러한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으며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https://www.kbfg.com/kbresearch/processFileDownloadManager.do?file_name=20170801095810_1.pdf

Liquidity-ratio-1.jpg

유동성 확보라니, 당장 집 담보 대출 갚기도 빠듯한데 무슨 현금을 쌓아두란 말인가 ? 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자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젊고 운용자산이 많을수록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만, 항상 투자금액보다 더 큰 수준의 예금이나 적금같은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회가 왔을 때 그 유동성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전개합니다.

일반 투자자라고 해도, 투자 금액이 크지 않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씩 천천히 진입을 하고, 하락장에는 물타기도 하면서 충분한 기간에 걸쳐 수익 구간에 들어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에는 투자 원금의 일부 혹은 전부를 회수하면 산술적인 수익률이 높아져 향후 하락 후 횡보가 오래 지속되어도 대단히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하였지만 추가로 조금씩 불입하여 원금 2,000만원에 수익금 1,000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3,000만원을 투자 시장에 그대로 방치하면 30% 하락장이 왔을 때 2,100만원이 되어 원금 수준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조마조마하고 손가락이 근질거립니다. 혹시라도 손해 구간에 들어설까봐 하루 종일 챠트가 생각나고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그런데 이 중 1,500만원을 회수하면 투자금은 1,500만원이 되지만 이는 원금 500만원에 수익금 1,000만원의 구성이므로 산술적인 수익률이 200%가 되어 하락이나 횡보장에서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쉽게 하는 실수는, 초기에 투자한 작은 금액이 "초심자의 행운"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두게 되면서, 목돈을 일시에 투자하여 크게 한탕 해보려는 형태의 투자입니다. 이는 보통 아파트 잔금 치를 돈이나 전세금처럼 특정 시기에 필요한 목돈이므로 유동성의 함정에 갖히게 됩니다.

잠깐 10~20%만 먹고 나오려고 투입한 전세금 1억원이 막상 잔금 치르기 전날 30% 폭락하여 7,000만원이 되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손해보고 팔아서 잔금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잔금 치른 다음 날 다시 30% 폭등합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 사람이 정신을 잃고 환장하게 됩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기 힘듭니다. 재수가 없었을 뿐이라는 자기 방어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면서 더 위험한 투자를 하다가 다시는 복구하기 힘든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시다거나 가족 중의 누군가가 사고나 병이 생기는 등 목돈이 급전으로 필요할 때가 꼭 옵니다. 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가용 현금은 남겨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의 투자 관련 채널을 보면 2년치 생활비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한다는데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몇달 치 생계비 정도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것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 아직 사회생활 하신지 오래 되지 않으신 분들은 당연한 얘기겠지만 직장 생활을 통해 원화의 채굴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시는 것도 놓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중요하므로 허리띠를 지나치게 졸라매거나 취미생활을 심하게 자제하는 것은 멘탈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명품 구매나 해외 여행 등에 많은 예산을 할애하시면서 그 갭을 투자를 통해 맺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글의 제목과는 관계 없지만, 멘탈이 약한 우리같은 일반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번씩 나의 멘탈이 영혼까지 털리는 순간이 올 때, 절망에서 벗어나기 힘든 순간이 왔을 때, 조건없이 자신의 손을 잡아 보듬어줄 메시아가 있어야 합니다. 보통은 가족 중의 한 사람입니다.

적당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아 이런 비유를 들어 봅니다. 자신의 실수든 부주의든 어떤 범죄행위에 관여하게 됐습니다. 무기징역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꿈이 끝날지도 모르는 순간입니다. 누구에게 제일 먼저 연락하시겠습니까 ? 그 분이 당신의 메시아입니다. 그 분에게 지금하고 있는 것보다 열 배는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p.s. 모든 가상화폐 투자자의 꿈이 가사 내용에 들어 있는 뮤비를 오늘 덧붙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운동하고 와서 하루 종일 사경을 헤매느라 지난 글에 @noctisk님의 질문에 회신 드릴 기회를 놓쳤는데 이 뮤비로 답변을 대신 드리고자 합니다. 한 때 무한반복해서 듣던 노래입니다.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현금을 어느정도 보유하는 것은 필수라고 봅니다^^

근육돼지..ㅎㅎㅎㅎㅎㅎㅎ 그란님 누군가를 웃게만드는일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진일인지 아시나요? 그런이유로 전 그란님빠순입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글 읽다가 예전의 제 생각이 나서 잠깐 웃었습니다.
그때 주식으로 많이 잃었죠.
스팀을 하면서 이런 글을 읽게되고, 해서 투자에 대한 좋은 방향을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며칠전 몰빵을 했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란님 글 읽고 반성중입니다 ㅠㅠ
그리고 반가운 노래네요 듣다가 생각난김에 더 좋아했던 "come, sweet death" 들어봐야겠어요 :)

요즘 지속되는 역대급 세일로 유동성이 마구 줄어듭니다 익절이 어려워요 끝없는 인간의 욕심 ㅋ
항상 고맙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현재처럼 어려운 시기 참으로 멘탈 유지에 도움이 되네요. 행복하세요

다음번 폭등장에서는 일부를 현금화해서 유동성 확보를 해놔야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고점에서 일부 현금화하는 것을 추천했지만, 일단 넣어두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대폭락할지도 몰랐고, 폭락장세가 길어질지도 몰랐네요.

매번 경험을 통해서 교훈을 얻고, 새롭게 배우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지만 그냥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는 꾸준히 상승세여서 매일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서 그런가봐요. 아무튼 주말 잘 보내세요. ^^

정말 원금을 회수하고 수익구간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못해 고요해집니다 ㅎㅎㅎㅎ 그란님 말대로 멘탈관리와 지식에 대한 공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수익은 빼고 원금으로만 하니 멘탈관리가 조금 쉬운듯합니다 모두들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4
TRX 0.21
JST 0.036
BTC 98303.59
ETH 3438.02
USDT 1.00
SBD 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