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을 깨는 일 - 제임스의 코인 투자기행

참아야 하는 순간이 있다.
행동은 관성이 있어서 멈추는데도 '힘'이 든다.

지난 주말 코인 거래가 딱 그랬다.

월요일 와이프에게 입금해줘야 할 돈이 있어서 가지고 있던 '스트라티스'를 정리했다.
초반에 30% 이상 꽤 괜찮은 수익이었지만 한동안 변화가 없어서 바코드를 그리는 동안 좀 뺐다 넣으려는 의도였다.
(이게 실수였다...ㅜㅜ)

그런데 현금이 생기니 단타를 치고 싶었다.
비트마켓에 들어가서 금일 상승율을 검색했다.
시아코인과 디지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아....)

반반씩 사버렸다.

시아코인은 괜찮았다. 20%를 쭉 치고 올라갔다.
문제는 디지노트였다. 이상하게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어쨋든 그 순간 보유자산은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때 팔았어야..)

디지노트는 이떄 팔았다.
비트가 들어왔길래 또 ... 뭘 사고싶어져 버렸다.
라코를 추매했다. 슨트도 좀 샀다 (ㅠㅠ) 리스크도 샀다 에이다도 샀다.
뭔가 가방이나 신발을 산 것 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좋게 주말 저녁이 지나갔다.

추가로 산건 다 마이너스였다.
3-5%씩 자잘한 상처를 입었다.
쭉 가지고 있었던 스팀과 스텔라가 수익을 방어해줬다.
결국 수익의 크기는 시아코인이 쥐고 있었다.

시아코인은 등락이 심했다.
어질어질 롤코를 탔다. 그래도 7-8%는 따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그런 희망을 품었다.

"아침이 되면 앞자리가 바뀌어 있을꺼야"

앞자리는 그대로 였다.
뭔가 마이너스난 코인들도 그대로였다.
그렇게 변화가 없는 월요일이 지났다.
뭔가 갑갑했다.

그리고 오늘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중국 채굴장은 단속중이고 우리나라 정부는 과세 입장을 밝혔다.
이런 악재 서너가지를 묶어서 쓴 기사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스팀과 페이스북에는 코인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콘텐츠가 넘실댔다.
이렇게 '확증편향'이 생기는 구나 생각했다.

비트코인이 주루룩 빠지면서 나머지들도 따라 떠내려갔다.
결국 시아코인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더 우울한건 처분한 스트리티스는 올랐다는 사실이다.
거의 30%가 올랐다.
가끔 이런 현실을 마주할 때 마다 스스로가 너무 싫어진다.

코인거래소는 거래 수수료로 장사를 하니까 UX 적으로 행동을 관성화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거래소에 들어가면 뭔가 막 자꾸 사고 싶다. 사기 전엔 뭐든 오를 것 같다.
그런데 수익이 난 코인들을 보면 대부분 뭘 해서가 아니라 지키고 앉아 있었더니 떡상의 시기가 온 코인들이다.
(내 예상이 맞다면 진짜 .. 나쁜놈들.. 똑똑해...)

여튼 의도와 다른 존버의 시기이다.
재미있는건 사람은 항상 자기가 본 가장 큰 숫자를 기준으로 투자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