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09일 화요일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2021년 11월 09일 화요일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대영광송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에 있는 최초의 바실리카 양식의 대성당이다. 오늘 축일은 324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라테라노 대성전을 지어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대성전은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으로 불리면서 현재의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거의 천 년 동안 역대 교황이 거주하던, 교회의 행정 중심지였다. 각 지역 교회가 로마의 모(母)교회와 일치되어 있음을 드러내고자 라테라노 대성전의 봉헌 축일을 지낸다.
입당송
묵시 21,2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나는 보았네.
<또는>
묵시 21,3 참조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이 사람들과 함께 머무르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리라.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리라.
본기도
하느님,
몸소 뽑으신 살아 있는 돌로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셨으니
하느님의 교회에 은총의 영을 더욱 풍성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천상 예루살렘을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또는>
하느님,
하느님의 교회를 배필이라 이르시니
하느님의 이름을 섬기는 백성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따르도록 이끌어 주시어
약속하신 천상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고, 그 물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는 천사의 말을 듣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시고, 이 성전을 허물면 사흘 안에 다시 세우시겠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았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모두 구원을 받았네(따름 노래 “성전 오른쪽에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47,1-2.8-9.12
그 무렵 천사가 1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물은 주님의 집 오른쪽 밑에서, 제단 남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2 그는 또 나를 데리고 북쪽 대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 동쪽 대문 밖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보니 물이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나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로 들어간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9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12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3,9ㄴ-11.16-17
형제 여러분, 9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10 나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지혜로운 건축가로서 기초를 놓았고,
다른 사람은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집을 지을지 저마다 잘 살펴야 합니다.
11 아무도 이미 놓인 기초 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16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17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6(45),2-3.5-6.8-9(◎ 5)
◎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
○ 하느님은 우리의 피신처, 우리의 힘. 어려울 때마다 늘 도와주셨네.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네. 땅이 뒤흔들린다 해도, 산들이 바다 깊이 빠진다 해도. ◎
○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 하느님이 그 안에 계시니 흔들리지 않네. 하느님이 동틀 녘에 구해 주시네. ◎
○ 만군의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네.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의 산성이시네. 와서 보아라, 주님의 업적을, 이 세상에 이루신 놀라운 일을! ◎
복음 환호송
2역대 7,16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이 집을 선택하여 성별하고 이곳에 내 이름을 영원히 있게 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22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예물을 받으시고
이 성사의 힘으로 구원의 은총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0-2 : 그리스도의 배필이며 성령의 성전인 교회의 신비(성당 봉헌)>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기도하는 집에 자비로이 머무르시며
끊임없이 은총을 내려 주시어
저희가 성령의 성전이 되고
거룩한 생활로 주님 영광의 빛을 드러내게 하시나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이 집으로 교회를 드러내시고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가 나날이 거룩해져
무수한 자녀들과 함께 기뻐하며
하늘 영광에 참여하게 하시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1베드 2,5 참조
너희는 영적인 집을 짓는 살아 있는 돌이니, 거룩한 사제단이 되어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천상 예루살렘을 미리 보여 주셨으니
오늘 이 성사에 참여한 저희가 은총의 성전이 되고
마침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유학 시절, 이웃 나라인 이탈리아의 로마를 처음으로 찾았습니다. 신학생으로서 로마의 4대 대성전은 방문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로마를 돌아다녔습니다. 먼저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놀랐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인 라테라노 대성전도 방문하였는데, 대성전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던 조그만 성당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대성전 주변에 있는 ‘성 계단 성당’(Scala Sancta)입니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으실 때 오르셨던 총독 관저의 대리석 계단이 있습니다. 나무 덮개로 씌워진 계단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한 계단, 한 계단 무릎으로 오르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계단을 덮어 씌운 나무판자는 움푹 파이고 낡아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계단을 올랐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판자 위에 무릎을 꿇고 이 계단을 오르셨던 가시관 쓰신 예수님을 그려 보았습니다.
예수님께 쏟아졌던 모욕과 조롱,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는 야유와 배신, 자기 안위만을 생각하며 도망친 비겁함과 침묵, 채찍 자국이 그대로 남아 피투성이가 된 예수님의 몸 ……. 스물여덟 층의 계단에는 그렇게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 그리고 죽음이 묻어 있습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을 정화하시며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성전을 단순한 건축물로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희생되신 당신의 몸이며 못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진 당신의 손이며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당신을 내어 주신 희생과 나눔이 바로 성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을 위하여 스스로 죽어 가는 삶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욕심을 버리고 희생하고 나누며 살아갈 때, 바로 그곳이 하느님을 만나는 성전이 됩니다.
영성체를 통하여 그 사랑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는, 나를 통해서 다른 이들 또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성전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분의 사랑 앞에 무릎을 꿇고 한 계단씩 오르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오늘 누군가의 성전이 되어 주십시오.
(최종훈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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