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일기
여름은 기분에 따라 좋고 나쁨의 양극을 달리는 계절인 것 같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후덥지근한 날씨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부터 시작해 북적한 지하철에서 자리싸움 까지 치르고 나면 몸이 굉장히 고되고 지친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아침인데 벌써 점심을 먹고 난 후의 노곤한 느낌이라고 할까? 아직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반대로 기분이 좋을 때는 여름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계절이다. 푸른 하늘아래 벤치에 앉아 푸릇한 나무 잎사귀를 쳐다보노라면 온 몸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바람이 잘 드는 반팔티와 반바지 그리고 편안한 신발을 신으면 정말 어디로든 떠나갈 수 있을 준비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옷을 입고 얼굴에 싱그러운 웃음을 띠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밝은 태양 아래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여름마다 건물 속으로 피신하는 나와는 다르게 활기가 넘치는 이 사람들은 정말이지 맛있게 살아가는 것 같다.
나도 구차한 변명을 들자면 하고 있는 일이 마무리 되는 데로 여름을 마음껏 즐겨볼 생각이다. 머리칼이 땀에 젖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에 염려치 않고 슬기롭게 광합성을 할 것이다. 산을 타고, 바다를 가고, 여행을 떠나고, 겨울에서는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연습을 자주 했는데 이번 여름만큼은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싶다.
처음으로 번호 일기를 쓰는데 이 것을 스팀잇에서 고안하신 @springfield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뱃살처럼 아무렇게나 흐물거리는 두서없는 글이 골격을 갖춘 모습이 되었다.
스팀잇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삶의 질이 향상 되었다. 조금 더 비싼 커피를 마시고, 조금 더 비싼 식당에 가고, 조금 더 많은 잔망스러운 물건들을 사게 되었다. 순전히 돈을 벌어들여서 좋아졌다라고 하기에는 다른 방법으로 통해 벌어들인 돈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다른 마음가짐에서 쓰게 된다는 점에서 다른 것 같다. 스팀잇에서 벌어들인 것이 아니었으면 쉽게 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어릴 때는 참 여름이 싫지 않았는데.. 언젠가 여름이 싫어지기 시작하는 걸 보면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ㅎ
에어콘이 없어도 잘 살던 시절은 끝나고 이젠 에어콘 없이는 잠도 못자니.. 나이랑 상관없이 시원한 거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고.ㅎ 아직 스팀잇으로 뭘 사본적이 없는데.. 저두 그 돈으로 사면 왠지 넘 뿌듯할 거 같아요.ㅎ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일 잘 마무리 되길 바랄게요.. 스팀잇으로 돈 좀 벌어 보아요..ㅎㅎ
뱃살처럼 아무렇게나 흐물거리는 글이라니ㅋㅋㅋ
재치에 빵끗 웃고 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