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알고 보면 자서전 - 호라이즌

in #book14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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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저자 배리 로페즈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부터 대학 이후의 삶까지, 생애의 전반을 이 책 안에 기록해 두었다. 그 기억이 꽤나 상세하여, 처음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리도 섬세한 묘사로 시작하는 책이라면, 이후에 이어질 이야기들 역시 상당히 풍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책의 두께가 단번에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자서전이라는 인상은 후반부로 갈수록 옅어진다. 뒤 내용의 상당 부분은 저자가 일생을 할애했던 여행 이야기로 꾸려지기 때문이다. 역시나 훌륭한 묘사와 함께. 참고로 나보다 먼저 본 책을 읽은 선배 독자님들 중에는 '책을 읽지만,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평을 남기신 분도 계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책 <호라이즌>의 정수는 저자가 여행을 다니며 느낀 것들에 대한 사색이었다. 그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지구 곳곳에 뿌려진 탐욕과 약탈, 그리고 욕심의 흔적들과 마주하며 그 흔적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내었다.

책 <호라이즌>을 읽은 지금, 그 각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안다. 문명이라는 이름 하에, 글로벌이라는 이름 하에 지구가 하나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편리함 또는 발전이라는 단어가 지나쳐, 토착의 문화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많은 주의와 신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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