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이에 열광하는 이유

in #bitcoin7 years ago

저는 오래동안 주가지수 선물옵션 시장에서 옵션 변동성 매매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에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인 모생명보험사 해외투자팀에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버클리 수학박사 출신인 해외투자팀장이 제게 '변동성이란 무엇인가?'를 물었고, 저는 제가 생각하는 변동성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제 대답이 틀렸다고 생각하는지 교과서적인 변동성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너무 뻔한 이야기고 저는 해외투자팀장이 설마 그런 답을 원해던 것인지 의아했습니다. 당시 그 생명보험사는 해외 구조화 상품을 매주 수백억씩 사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그는 변동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었고, 저렇게 해서는 '끝이 좋지 않을 것이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면접에서 떨어졌고, 그 회사가 투자한 투자 상품은 2년만에 작살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있었고,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부실을 숨기다 못 견딘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했기 때문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

모기지를 파생 상품화하고, 그것에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그렇게 무슨 상품인가를 누군가 만들고, 누군가 팔고, 누군가 산 모양인데 말이지요. 상품을 만든 사람도 그 위험을 충분히 알지 못했고, 판 사람은 만든 사람의 1/10도 이해를 못하고 팔았고, 산 사람은 1/100도 이해를 못하고 산 것이지요. 교과서적인 이해는 한 것이겠지만요. 10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뭐가 어떻게 어떠한 방식으로 문제가 생겼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ARM, CDO, MBS 등 어려운 단어만 남겨 놓은 채로 말이지요. 지금도 많은 나라는 아직도 2007년 서브프라임 붕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은 일반인들은 이해하지도 못하는 금융 위기가 터졌고, 그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서 막대한 돈이 풀렸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돈의 가치는 또 한번 떨어졌지요.

리만브라더스 파산의 본질

리만브라더스는 2008년 9월 13일에 파산을 하게 됩니다. 자신들도 이해 못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파는 무능, 그 부실을 끝까지 숨겨보려고 했던 비도덕성을 남긴채 파산합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의 본질은 우리 사회의 금융거래의 핵심인 은행이 의외로 무능하며, 너무 부도덕하다는 것이지요.

비트코인의 등장

사토시 나카모토가 Bitcoin: a 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것은 2008년 10월 31일입니다.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하고 57일만에 등장한 논문인데, 사토시 나카모토가 57일만에 이것을 다 생각해 내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사토시 나카모토를 자극했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입니다. 비트코인의 등장시기가 암시하는 것은 두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금융을 하자

알지도 못하는 파생상품은 과연 우리 생활에 왜 필요한가? 우리의 경제 생활의 핵심은 cash이고 그 cash는 개인간에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 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cash가 얼마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가 어떻게 유통 되는지 우리 모두가 정확하게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cash는 개인간에 유통되는 물건이므로, 유통시에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가치 저장 기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질문들이 있었겠지요. 개인간 유통의 편리성, 보유하고 있는 개인이 안정감을 위한 가치 저장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죠. 고로 비트코인이 경기 조절 기능이 없다든지 그러한 이야기는 전혀 핀트에 맞지 않는 이야기지요. 개인간에 지급 편리성 및 가치 저장성을 염두해 두고 만들어진 something이 파생상품 위기로 인해 발생한 금융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함은 당연하고, 제시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그런 위기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something인 것이죠. 그걸 화폐라고 불러도 좋고, 자산이라고 불러도 좋으며, 그걸 상품이라고 불러도 좋은 무엇인가를 고안한 것이지요. 나를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으나 내 목적은 개인간 지급의 편리성을 꽤하고 간단한 금융을 하자는 것이지요.

은행이 필요하지 않다

개인간의 거래를 함에 있어, 개인간에 cash를 주고 받음에 있어서 리만브라더스와 같은 무능하며 부도덕적인 Middleman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도입된 것입니다. 무능하고 부도덕한 누간가에게 우리 재산에 관한 장부를 맡긴다는 것은 잘못 되도 한참 잘 못 된 것이지요. 어느날 리만브라더스가 너의 예금은 100 000불이 아니고, 100불이었다라고 말한다면 어쩔 것인가? 하는 우려인데, 실제로 이러한 일은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중남미 나라들에서는 은행의 장부는 물론이고 정부의 토지 등기부 등본도 그런식의 문제가 발생하여 어느날 갑자기 이것은 너의 땅이 아니다라는 일도 일어난다는 것 아닙니까? 따라서 개인간의 cash 전달 시스템 상에서 은행의 원장은 필요하지 않으며, 참여자 모두가 분산으로 원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간 cash 전달 시스템 하에서 은행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 은행 자체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지요. 그래도 은행은 그런 캐쉬 전달 메커니즘에서 자신들이 소외되는 것이 무척 싫었나 봅니다. JP모건 체이스가 하루에 취급하는 돈의 규모가 6000조라고 하는데, 이건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은행은 비트코인과 빨리 타협했어야 했다

비트코인은 캐쉬 전달 메커니즘에서 은행을 배제한 것이지, 신용 시스템도 아니고, 대출 시스템도 아니기 때문에, 대출 받을 사람은 여전히 은행에가야 하고, 신용카드를 써야 하는 사람도 은행에 가야지요. 은행은 여기서 비트코인과 타협하고, '개인간 송금은 니가 다 먹어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께,' 그렇게 나갔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을 무시하다가 이더리움을 만나게 되고, 이더리움은 대출이나 신용 시스템 상에서도 우리가 은행없이 할께를 선언하고 나오는데, 이제 은행은 진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지요.

현재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이더리움에서 또 다른 가상화폐로 발전하고 있고, 그 가상화폐들의 주요 공략 대상은 무능하고 부도덕한 금융기관을 주된 타켓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회에 은행은 필요합니다. 현재 은행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25억명의 인구에게 은행이 다가가야할 필요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은 그들에게 접근하는 대신에 기존에 지나치게 충성심이 있었던 51억명에게서는 충성심을 좀 잃을 각오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은행은 가상화폐와 지금이라도 타협해야지, 지금처럼 했다가는 매우 빠르게 51억명의 이탈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다섯가지 이유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가 화폐가 생성되고 유통 되는 과정에서 소외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화폐는 그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도록 설계 되었다는 점을 아무도 우리에게 솔직히 이야기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금융기관이 우리끼리도 할 수 있는 일에 너무 많이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금융을 금융기관이 너무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가 모르는 금융을 열심히 하는 금융기관이 그리 똑똑하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너무 나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비트코인을 없애 버리고 싶다면, 우리가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다섯가지 이유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우리는 비트코인을 없애는데 얼마든지 동의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되면, 반 비트코인 세력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비트코인 가치가 0이 되는 것도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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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비트코인이 촉발한 은행배제에 열광합니다^^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헤헤 코인공부안해서 잘 모르겠네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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