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줄 패러다임의 변화

in #bitcoin7 years ago

2015년1월에 블로그에 써놓은 글을 옮겨봅니다. 벌써 3년이 지났네요.


비트코인에 대해서 설명하기에 앞서서, 아마도 여러분들께서는 비트토렌트라고 하는 P2P 파일 공유 프로토콜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보통은 토렌트라고들 하지요.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비트토런트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이 P2P 서비스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웹하드와 같이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놓고 찾아서 다운받는 형태가 아니라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컴퓨터 (요즘엔 스마트폰에도 설치가 되니까 그 범위는 훨씬 넓어졌습니다)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웹하드와 같이 웹서비스에서 하나의 파일을 찾아서 바로바로 다운받는 것이 아니라 토렌트에 가입한 사람들의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나누어서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역시 제공하는 정말 십시일반에서 서로 자료를 제공받고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도 많은 불법 컨텐츠들이 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유통되고 있고 파일사이즈가 큰 파일들을 보다 빠르게 배포하기 위해서 리눅스 배포판을 다운받게 하기 위해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법 컨텐츠 유통이라는 이미지때문에 그렇지 비트토런트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 PC 요즘엔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 의 스토리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달리보면 거대한 가상의 네트워크 스토리지(virtual cloud storage)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토런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을 수록, 특정 파일을 많은 사람들이 많이 공유하면 할수록 토런트망에 연결된 몇몇 컴퓨터 – 즉 peer – 가 다운되거나 전원이 꺼져 있어도 데이터를 공유하는데에는 간혹 공유하는 Peer의 숫자가 적거나 네트워크 대역폭에 따라서 다운받는 속도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는 매우 견고하고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비트토런트에서 중앙의 서버가 없이 서로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Bleep (http://labs.bittorrent.com/bleep/) 이라고 하는 P2P 메신저를 개발해서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관련한 블로터의 기사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174490)

이렇게 먼저 비트토렌트에 대해서 설명을 먼저 드린 것은 이러한 P2P시스템이 해주는 일을 좀 알고 나면 비트코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비트토런트가 파일, 메세지와 같은 여러가지 데이터들을 어떤 서버의 도움 없이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P2P 네트워크 기반의 파일 공유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비트코인에서 말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P2P 시스템(네트워크) 에 참여한 클라이언트 (즉 각각의 Peer) 간의 트랜잭션에 대한 보안성과 무결성을 유지해 줄 수 있도록 해주는 P2P 기반의 트랜잭션 시스템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트랜잭션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글 위키에는 트랜잭션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트랜잭션(transaction)은 ATM, 데이터베이스 등의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쪼갤 수 없다는 업무처리의 단위이다. 영어 낱말 transaction은 거래를 뜻한다. 예를 들어 돈을 주었는데 물건을 받지 못한다면, 그 거래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원상태로 복구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쪼갤 수 없는 하나의 처리 행위를 원자적 행위라고 한다. 여기서 쪼갤 수 없다는 말의 의미는 실제로 쪼갤 수 없다기보다는 만일 쪼개질 경우 시스템에 심각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의 기능을 ATM 또는 데이터베이스 등의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것이 바로 트랜잭션이다. 트랜잭션은 사용자가 시스템에 요구를 시작하여 시스템 내의 처리, 시스템에서 사용자에게 응답하는 모든 처리를 포함한다. 이러한 트랜잭션이 충족해야 하는 기술적인 요건은 ACID가 있다.”

여기서 다시 ACID에 대한 한글위키의 설명도 같이 해놓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ACID(원자성, 일관성, 고립성, 지속성)는 데이터베이스 트랜젝션이 안전하게 수행된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성질을 가리키는 약어이다.”

  • 원자성(Atomicity)은 트랜잭션과 관련된 작업들이 모두 수행되었는지 아니면 모두 실행이 안되었는지를 보장하는 능력이다. 자금 이체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원자성은 중간 단계까지 실행되고 실패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다.
  • 일관성(Consistency)은 트랜잭션이 실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언제나 일관성 있는 데이터베이스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결성 제약이 모든 계좌는 잔고가 있어야 한다면 이를 위반하는 트랜잭션은 중단된다.
  • 고립성(Isolation)은 트랜잭션을 수행 시 다른 트랜잭션의 연산 작업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트랜잭션 밖에 있는 어떤 연산도 중간 단계의 데이터를 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은행 관리자는 이체 작업을 하는 도중에 쿼리를 실행하더라도 특정 계좌간 이체하는 양 쪽을 볼 수 없다. 공식적으로 고립성은 트랜잭션 실행내역은 연속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성능관련 이유로 인해 이 특성은 가장 유연성 있는 제약 조건이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문서를 참조해야 한다.
  • 지속성(Durability)은 성공적으로 수행된 트랜잭션은 영원히 반영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시스템 문제, DB 일관성 체크 등을 하더라도 유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전형적으로 모드 트랜잭션은 로그로 남고 시스템 장애 발생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트랜잭션은 로그에 모든 것이 저장된 후에만 commit 상태로 간주될 수 있다.

아마도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공부하신 분들은 하나의 계정에서 돈을 입금하고 인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무결성을 위해서 이러한 ACID 을 데이터시스템이 또는 트랜잭션모니터링 시스템이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다만, 네트워크 기반의 분산시스템인 NoSQL들이 여럿 등장하면서 ACID 을 대신하는 BASE 라는 것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BASE 는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분산환경에서의 데이터 저장과 무결성에 있어서 다소 느슨함을 허용한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Basic Availability
  • Soft-state
  • Eventual Consistency

ACID , CAP Theorem 및 BASE 에 대한 설명은 이 링크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http://www.dataversity.net/acid-vs-base-the-shifting-ph-of-database-transaction-processing/)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금융거래나 어떤 시스템의 상태관리를 엄격하게 해야하는 경우에는 무결성에 대한 보장이 매주 중요합니다. 다시말하면 앞서 말한 ACID을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 사실상 모든 – 트랜잭션 처리 시스템들은 중앙집중식입니다. 여러개의 시스템들이 나누어진 분산환경의 경우에도 전체 시스템간의 트랜잭션을 통합관리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오류가 발생할 경우에 정확히 롤백하기 위해서 2 phase commit 이라는 절차를 거쳐서 여러 클라이언트 사이의 트랜잭션 상태를 투명하고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사실상 하나의 중앙서버를 통해서 이 모든 것을 처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여럿이 있는 분산환경에서도 이들 시스템간의 데이터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앙에 트랜잭션 모니터를 두고 각 시스템간의 분산 트랜잭션을 관리하게 됩니다.

너무 시스템 관점에서 설명을 했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용카드 거래라는 예를 들어서 보면 고객과 상점들은 신뢰할만하다고 믿는 신용카드사와의 계약을 통해서 고객은 현금 지급없이 미리 카드를 사용해서 상품결재를 하고나면 신용카드사는 약속된 수수료를 떼고 나서 나머지 금액을 상점에 지불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용카드사는 나중에 고객의 은행통장으로부터 앞서 거래했던 금액을 인출해가는데 이 역시 고객과 상점간의 거래 , 즉 트랜잭션을 신용카드사가 양쪽을 대신해서 보장해주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데이터베이스가 하는 일과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인인증서의 경우로 예를 바꾸어 볼까요. 이 역시 믿을만한 인증기관을 통해서 사용자와 접속하는 사이트간의 신뢰를 확인해주고 트랜잭션이 일어나게 하는데 늘 중앙에 양쪽의 거래나 인증을 확인해주는 중앙기관이 있게 됩니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시스템들은 대부분 우리가 보통 말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서버라고 말하는 시스템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이러한 트랜잭션을 처리하기 위해서 최적화되어 개발되고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소개되면서 이러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트코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중앙의 서버없이 피어와 피어간의 트랜잭션에 대한 보안과 무결성 또는 투명성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비트코인 그 자체로 증명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더 이 기술의 중요성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블록체인 기술이 만능은 아닙니다. 당장은 기존의 모든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에서 해주던 다양한 트랜잭션 처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과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해보십시요. 지금까지 우리가 그렇게도 익숙해있던 믿을만한 제 3자의 개입 – 여기서는 데이터베이스 서버가 될 수도 있고, 인증기관이 될 수도 있고, 신용카드사가 될 수도 있는 – 이 전혀 필요없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P2P 형태의 시스템에서 노드(Peer)간의 트랜잭션을 보장을 해줄 수 있다는 데 그리고 그것이 훌륭이 증명되어서 돌아가고 있는 비트코인이 있을 뿐 아니라 여기로 부터 파생된 다양한 Cryptocurrency (또는 Altcoin) 가 늘어남으로써 그 효용과 가능성은 이미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수많은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모두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들이 여기저기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좀더 상세히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중앙의 서버 또는 데이터베이스의 개입없이 각 클라이언트(피어)간의 트랜잭션관리가 가능할까 저 역시 매우 궁금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안되었으니까요.

그래서 블록체인에 앞서서 비트코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이에 대한 개념과 기술적인 배경을 잘 요약 정리해놓은 곳이 있는데요. 바로 오가닉미디어 글(http://organicmedialab.com/2014/01/06/bitcoin-as-disruptive-innovation/) 을 참고하세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이 곳의 글들을 한번 일독하면 좋을 듯 싶네요.

여하튼 비트코인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는지를 인용해보면 크게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설명 자체가 블록체인 그 자체를 설명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1. 완전히 분산된 지불 시스템 (Fully distributed and decentralized payment system) 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만 신용카드 회사와 같은 제3자 (영어로 정확히 표현하자면 Trusted 3rd Party)을 배제하고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직접 결제(Peer-to-Peer) 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입니다.

  2. 실질적으로 사기가 해킹이 불가능한 지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인정한 신용기관이 아니라 수학적인 증거 , 즉 암호화기술 기반의 지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시스템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거래(트랜잭션)은 10분단위로 하나의 블록에 저장되고 앞서 저장된 블록을 계속 이어가는 형태로 모든 기록을 저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거래를 인증하고 저장하고 P2P 지불시스템내의 모든 노드 Peer (보통은 비트코인 지갑, 월렛이라고 하는 클라이언트) 가 이 모든 거래 정보를 일일히 가지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이를 가르켜 블록체인이라고 말하는 것이고 해커들이 이런 거래정보를 조작해서 붙이는 것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스스로 자생적이고 내재적인 가치를 가진 화폐시스템, 즉 화페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말한 거래를 저장하는 블록을 만들어내고 블록체인을 유지하고 보안 책임을 가지는 이들에게 기여한 만큼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넣어두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비트코인 그 자체는 비트코인이라는 P2P 시스템내의 기록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유지하기 위해서 위해서 엄청한 컴퓨닝 파워를 쓰는 사람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치 금광에서 삽질과 곡괭이 짓을 해서 금을 찾으면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 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삽질과 곡괭이 대신에 엄청한 CPU, GPU 그리고 전기를 써서 해당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해쉬값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이렇게 설명해도 아마 블록체인기술이 그래서 도대체 무엇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오가닉미디어의 이 글(http://organicmedialab.com/2014/02/20/bitcoin-addresses-transactions-and-wallets/) 을 보면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https://bitcoin.org/bitcoin.pdf) 을 쉽게 풀어놓은 것이라서 좀 더 이해가 쉬우리라 생각되는데요.

사토니 나카모토는 이 P2P 전자화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decentralized 환경에서 안전하고 트랜잭션의 무결성이 갖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그 문제라는 것이 레슬리 램포트와 쇼스탁, 피스가 공저한 1982년 논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비잔틴 장군 문제”라고 불리던 것인데요. 위키피디아에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적군의 도시를 공격하려는 비잔티움 제국군의 여러 부대가 지리적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각 부대의 지휘관들이 (중간에 잡힐지도 모르는) 전령을 통해 교신하면서 공격 계획을 함께 세우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이 부대의 지휘관 중 일부에는 배신자가 섞여있을 있고, 배신자는 규칙을 충실히 따르는 충직한 지휘관들과 달리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 이 때 배신자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충직한 지휘관들이 동일한 공격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충직한 지휘관들의 수가 얼마나 있어야 하며, 이 지휘관들이 어떤 규칙을 따라 교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사토시 다카모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럭체인 알고리즘(프로토콜)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서 비트코인 P2P 시스템을 공격하는 사람들 , 즉 거래를 조작해서 잘못된 블록정보를 생성해낼 수 있는 사람들보다 양심적으로 블록정보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면 현실적으로 이 시스템을 공격하거나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비트코인을 구축하는데 든 컴퓨팅파워보다 몇배 더 큰 컴퓨팅파워를 투자해야만 탈취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여기서 블록체인기술의 잠재력을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P2P 시스템이 구축되고 나서 참여한 모든 노드간의 트랜잭션 정보와 히스토리를 담고 있는 기록 원부 (Ledger)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중앙서버에 있는 DB가 아니라 P2P 시스템에 참여한 모든 노드에 이 정보가 저장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트랜잭션 처리와 관리를 처리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달리 말하면 모든 트랜잭션(거래)에 대한 최종 컨펌을 P2P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는 노드들 중에서 일정 숫자 이상의 노드가 합의(consensus) 를 하게 되면 이루어지도록 만든 합의 시스템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가 단순 거래정보가 아니라 여러가지 데이터를 담을 수도 있고 전체 P2P시스템이 공유할 수 있는 공유정보가 될 수도 있고, P2P간의 거래내역은 추적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공개키/개인키를 통해서 암호화되는 정보 교환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중 하나는 중앙 서버가 없기 때문에 새로은 노드가 P2P시스템에 참여하고 인증받게 되면 자유롭게 직접 데이터 교환과 메세징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상적으로는 네트워크가 허용하는 만큼 노드의 컴퓨팅파워와 스토리지 용량에 따라서는 무한대로 확장가능한 구조가 가능하게 됩니다.

현재의 중앙집중식의 스케일 아웃 구조의 분산 컴퓨팅이 비중앙방식(decentralized) 의 분산컴퓨팅으로 확장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IoT가 수억, 수십억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현재의 중앙집중식의 분산 컴퓨팅도 그 효율과 확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타날때마다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클라우드에 구축하고 유지 ,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그 어느때보다 크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IoT 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면서 Things 간의 네트워크 기술에 이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하면 잘 적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인 ’15년 1월 CES에서 IBM이 발표한 Adept 라고 하는 시도인데요. 삼성전자와 Ethereum 이라고 하는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PaaS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의 협업의 결과입니다. 즉 IoT 환경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을지를 증명하기 위한 Proof of Concept 연구 개발 결과를 공개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블로터에서 이에 대한 기사를 잘 정리해서 실었는데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218404)

Featured image

iot-ed8ca8eb9faceb8ba4ec9e84.png
(출처 : IBM Device Democracy, http://goo.gl/XexzbZ)

이 글을 보면 IoT의 디바이스 성능과 성격에 따라서 적절한 규모의 아키텍쳐를 제안하고 있습니다만 삼성전자와 협업을 해서 그런지 세탁기를 너무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좀 아쉽습니다. 가정내에 설치된 인터넷 공유기라던가 아니면 냉장고 정도는 되어야 상시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세탁기 유즈케이스의 허브 디바이스로 설정해놓아서 좀 그렇죠.

하지만 IoT 뿐만 아니라 최근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들이 커지고 모바일의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금융분야에서부터 작은 규모의 사회적기업 활동에 이르기까지 이 기술의 활용은 무궁 무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DNS 와 같이 ICANN 과 같은 Toplevel 인증 기관의 개입없이 도메인 네임을 등록관리하고자 하는 것(namecoin.info) 으로 번지기도 하고 개인의 Identification 을 관리하는데에도(onename.com)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Trusted 3rd Party , 보통 인증기관 , 신용기관, 트랜잭션을 담당하는 중앙시스템 , 이런 것들이 쓰여지는 모든 (정보)시스템 및 체계에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각나는데로 적어보면 이미 비트코인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전자화폐(cruptocurrency) 는 기존 지불시스템과 중앙은행이 필요한 화폐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IoT쪽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비트토런트와는 또다른 형태의 decentralized cloud storage 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onename 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인증 시스템 역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부정선거걱정없는 투표시스템이 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헬쓰케어에서 그렇게 개인정보 이슈가 되고 있는 헬스관련 시스템이나 어플리케이션 정보들이 이 블록체인에 저장되어서 관리될 것입니다. 여전히 플랫폼 역할을 하는 중앙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Uber, AirBNB 와 같은 공유 경제 시스템이 플랫폼이 필요없는 진정한 P2P 마켓플레이스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고 이러한 거대 자본 기반의 공유경제시스템을 싫어하는 소규모의 공유경제 또는 사회적 기업들이 이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입니다. 풍력 및 태양광을 생산하는 개인 또는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서 전기공급과 지불을 이러한 시스템과 연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시스템에 동시에 상호연결되어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교환하고 스스로 거래를 하고 돈을 지불하게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디바이스와 디바이스는 당연히 그렇게 동작을 할 것이고 사람의 개입은 더욱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인자동차, 드론, 모바일 이런 것들이 느슨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이러한 P2P시스템에 연결되어서 자동으로 운용되는 세상이 의외로 빨리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블록체인기술이 만능은 아닐 것입니다. 당장 모든 분야에 활용되기도 쉽지도 않고 기술적인 한계들도 존재합니다. 아시다시피 여전히 트랜잭션에 대한 노드간 컨펌을 하기 위해서 수분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술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거래정보가 아닌 더 큰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하고 연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는 기존의 분산 시스템과 블록체인이라고 말하는 P2P 시스템간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틴곡스나 최근 비트스탬프 해킹으로 인한 거래중지의 예를 보듯이 기존 화폐와의 교환 거래를 위한 거래소는 비트코인이 말하고 있는 P2P기반의 거래가 아닌 기존 방식의 거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생긴 문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을 아예 P2P 시스템내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90년대초에 웹브라우저라는 것이 등장하고 하이퍼링크라는 것이 소개되고 네트워크상의 인터넷상의 문서가 복잡하게 연결되기 시작하고 초보적인 CGI 기술이 등장하게 되면서 사실상 인터넷상에서도 크고 ,복잡하고 중요한 데이터들의 교환이 일어나고 트랜잭션을 처리하기 가능해진 것이 불과 20년도 안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은 상당히 파괴적이라고 단언합니다.

이미 상당수의 비트코인 스타트업이나 관련된 비지니스 주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전자화폐와 지불시스템의 테두리안에서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이 기술이 검토되고 실험을 하고 있고 결국 돈과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겠죠? 현재 시점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Ethereum 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 회사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관련 산업에 대해서 관심도 가지고 본인들이 몸담고 있는 산업과 도메인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마크 엔더슨의 블록체인에 대한 코멘트를 끝으로 이 긴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The blockchain is the core innovation,
We want a whole sequence of companies: digital title, digital media assets, digital stocks and bonds, digital crowdfunding, digital insurance. If you have online trust like the blockchain provides, you can reinvent field after field after field.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8
JST 0.035
BTC 90014.66
ETH 3213.43
USDT 1.00
SBD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