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4-9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가능성에 대한 검토와 분석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가 점점 더 심상치 않아지고 있다.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여 혁명수비대 고위 장교를 제거한 이후 나타난 두세가지 중요한 현상들이 있다.
첫째는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대부분의 군대를 철수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자 지대에는 최소한의 병령만 남기고 나머지 군대는 모두 모아서 차후 있을지 모르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비하는 것 아닌가 한다.
두번째는 미국의 자신은 이번 폭격에 관여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과 이란이 미국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이후 즉각 자신은 상관이 없으니 미국의 기지를 공격하지 말것을 요구했다. 며칠 동안 태도를 유보하고 있던 이란은 어제 들어 미국이 이번 이스라엘의 폭격 배후에 있음을 밝혔다.
이란이 미국의 배후를 지목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란이 시아파 무슬림을 이끌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란이 미국을 배후로 지목한 것은 향후 대응의 폭과 범위에 미국도 포함된다는 것을 예측하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라크에서 미군기지의 철수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잦아 들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거나 강화될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란은 단순하게 이라크나 시리아의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정도에서 머물지 않고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미국의 참전까지 고려한 전쟁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란이 보복을 천명했으니 당연히 보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면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금과 같은 방식의 주변부 전쟁의 격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의 전쟁은 강대국간의 직접적인 전쟁은 최대한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주로 자신의 봉신국가들을 전쟁에 동원하는 것이다. 강대국이 직접 전쟁을 수행하는 경우,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은 피를 흘리지 않고 소위 동맹국이 피를 흘리게 하고 자신은 전쟁의 국제정치적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쟁은 대부분 그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가자, 예멘의 후티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아프리카에서는 러시아가 아프리카 사헬 국가들을 지원하면서 미국과 프랑스 세력의 축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들어 미국은 필리핀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대만과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전쟁에 동원되는 국가는 우크라이나 처럼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남북간 일정정도의 군사적 분쟁과 충돌을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 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신 당분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란은 결절적인 행동을 가급적 최대한 뒤로 미루려고 할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미국은 외부의 분쟁에 대응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 우선 전략비축유가 별로없어서 자칫하면 항모도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미국의 국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미국이 전비 조달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붕괴하기 직전이라는 점이다. 이란은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이스라엘에 결정적인 행동을 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결정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여름 7-8월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따라 서아시아지역에서의 전쟁이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