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28 러시아와 중국발 5월의 국제정치 정세 변화, 전황이 외교를 결정한다.

전시의 국제정치는 전황에 의해 주도된다. 전투와 작전에서 승리하는 측이 국제정치 질서에서 주도권을 잡는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국제정치의 hegemony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전쟁은 크게 3가지 전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 서남아시아 전선, 그리고 아프리카 전선이다. 아프리카 전선이라고 말하면 그게 무슨 전선이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으나, 사실 미국 주도의 서구지배 질서의 붕괴가 이루어지는 가장 결정적인 지역은 아프리카라고 하겠다. 아프리카에서 미군은 축출당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서구, 그 중에서도 유럽이 지금과 같이 윤택한 생활을 하기 위해 반드시 장악했어야 하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사헬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가 밀려났으며, 이제는 미군도 철수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아프리카 상황에 주목을 하고 있지않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후 은밀한 형태의 제국주의적 지배형태가 붕괴되는 현장이 바로 아프리카라고 하겠다. 미국은 프랑스와 독일을 대신하여 아프리카에 들어갔지만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투쟁 양상은 다르지만 그 형태는 베트남과 유사하다. 프랑스의 베트남 철수 이후 미국의 개입이라는 패턴이 아프리카에서도 이어지다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앞으로 미국과 서구는 다시는 아프리카에서 착취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유럽이 윤택함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프리카의 착취가 상당부분 역할을 했다. 이말은 아프리카에서 착취를 하지 못하는 유럽은 앞으로 더 삶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두번째 전선인 서아시아에서도 미국은 실패했다. 서아시아는 미국이 제2차 대전이후 주도해오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지역이다. 미국이 가자지대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축출시도를 용인한 것은 이스라엘이 확고한 기반을 갖추어야 지속적으로 서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유태인이 미국을 좌지우지 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 결국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자본의 분파가 미국의 서아시아 정책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작전이 실패했고 이제는 수세에 몰렸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학의 시위사태는 심상치 않다. 마치 베트남 전쟁 반대시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상적인 미국인들이라면 가자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학살과 인종청소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저항이 미국의 힘이라고 하겠다. 정의는 순종이 아니라 저항이 그 원천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의 시위를 유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이란 이스라엘의 상호 치고 받기에서 이스라엘은 꼬리를 내렸고, 가자지대에서 하마스를 제압하는데 실패했다. 반면 후티는 지속적으로 작전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은 수세에 몰려있다. 수에즈 운하는 차단당했고 미국은 현재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그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란을 중심으로 영향력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과 이란의 에너지 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은 이란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란과 파키스탄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미국은 파키스탄에서 영향력도 상실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인도에 대한 레버리지도 완전하게 상실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세번째 전선이 우크라이나 전선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절망적이다. 전황은 점점 더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하다.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지만 최근 1주간 우크라이나 전사자가 7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아마도 전쟁기간 중 가장 피해 규모가 큰 것 같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군은 전전선에 걸쳐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증강된 중대규모의 공격을 해보기도 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군이 방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전투현장을 보면 방어체계 자체가 조금씩 붕괴되는 것 같은 분위기다. 방어체계를 구축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방어의 핵심은 장애물과 축성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의 방어선에서 밀리면 후방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견고한 방어선을 건설하기 어렵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리면 다음 방어선은 하리코프와 키에프 지역이 될수도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군은 키에프와 하리코프 지역에 방어선 구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공세행동도 양상이 달라졌다. 과거와 달리 발전소자체를 파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과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기반시설 재건 비용을 고려한 작전을 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고려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오로지 군사적인 승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추측할 만한 부분이다. 미국이 군사원조를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황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 나토군이 개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러시아와 유럽간의 전후처리과정에 많은 도전요인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재발방지를 위한 나토의 해체를 요구할 것인데 서유럽이 어떻게 나올지 두고 볼일이다. 러시아는 서구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전선에 걸친 우위와 함께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행보도 매우 특징적이다. 특히 중국은 동구지역인 헝가리, 세르비아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푸틴은 중국과 북한을 방문한다고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매우 특징적이다. 바야흐로 전후 정치 질서의 재편을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구상이 있지 않는가하는 의심을 해볼만한 상황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태도를 통해 이들이 앞으로 어떤 국제정치질서를 구축하려고 하는지 충분하게 예상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향후 유럽의 중심을 동구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칸지역 국가 및 남슬라브 지역을 중심으로 유럽의 국제정치적 위상을 재편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서유럽은 더더욱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유럽이 절대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대신하여 동구지역의 남슬라브 국가들은 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발 국제정치질서의 대격변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도전을 방어할 수단과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 봉쇄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서유럽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러벌 사우스에 의해 봉쇄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하겠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외교적 행보는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24년 여름에 라스푸티차가 해소되는 기간이 1차적인 결정적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제2차 결정적인 시기가 24년과 25년의 겨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번 여름에 어떤 전황의 변화가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아마도 러시아군은 지금까지와 다른 군사작전의 형태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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