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메이크가 성공한 적은 별로 없지 "로보캅 (2014)"
어릴때 매우 좋아하던 슈퍼 히어로(?) 중 하나 "로보캅".
3편까지 제작된 뒤 명맥이 끊겨서 매우 아쉬운 영화였다. 1~2편은 좋았지만 3편이 좀... 많이 아쉬운 수준이라서 3편 이후로 제작되지 않은것이 이상하진 않았다.
그러다 세계적으로 리부트 열풍이 불면서 그 붐을 타고 로보캅도 리부트 되어 영화가 하나 나왔다.
하지만, 영화가 발매되었을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보지 못했다가 이번에 문득 생각이 나서 늦게나마 한번 보게 되었다.
새로 나온 로보캅은 흐른 시간 만큼이나 세련되게 바뀌어서 등장했다.
문제는 리부트 된 로보캅의 좋은 점은 이것 하나 정도란것?
보는 내내 별로 맘에 안들었던 점이 있는데, 이전 로보캅은 "오락 영화" 라는 점을 철저하게 지키며 "약간의 로맨스와 철학 + 이것 저것 생각해 볼만한 사실" 을 그 뒷쪽에 슬쩍 끼워둔 꽤나 영리한 구조의 영화였는데, 리부트 버젼은 "이것 저것 생각해 볼만한 사실" 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오락 영화" 로서는 완전 빵점에 가까웠다.
이전 로보캅에서는 죽었던 경찰을 로봇으로 만들었다보니 로보캅이 될 당시에는 거의 기계에 가깝다가 이런 저런일을 경험하며 인간성을 서서히 회복하는 ... 일종의 성장 드라마 같은 전개가 있었다.
서서히 인간성을 회복하다보니 로봇이라고 무시하던 옛 동료들과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가며 최종 전투에서 다 같이 힘을 합쳐 싸우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부트된 로보캅은 아직 살아있는 인간을 로봇으로 만들다 보니 처음에는 완전한 인간으로서 사고를 가지고 있다가 어떤 이유로 인간성을 상실... 그리고 난데없이 인간성을 회복한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 간의 관계도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참 두리뭉실하게 넘어가고 마지막에 동료들이 목숨걸고 도우러 오는 과정도 뭔가 좀 어색하고 그렇게 몰려와서도 별로 도움이 안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참... 스토리 편하게 만들었구나... 싶은 전개로 흘러간다.
이전 로보캅이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 진행으로 쉽게 납득이 가는 이야기였다고 하면 리부트된 로보캅의 이야기 진행은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이것 저것 많은것을 갖다 붙였는데 정작 상영 시간이 모잘라서 어거지로 결말을 끼워 맞춘 느낌이다.
"로보캅" 영화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로보캅이 인간형 로보트가 빗발치는 총알 속에서 늠름하게 우뚝서서 커다란 총을 푸슝 푸슝 쏘면서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속 시원한 액션 영화 였다.
하지만, 리부트된 로보캅 영화의 대부분은 인간성에 대한 고민이나 사랑... 혹은 부성애(?) 같은 것들? ... 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던것 같다.
영화 전반적으로 "액션 영화" 혹은 "오락 영화" 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오히려 이 영화가 심오한 "철학 영화" 가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
물론 영화 전반부엔 개발 과정의 테스트 전투, 후반부엔 최종 보스 전투 같은 액션씬이 있기는 하다. 영화 촬영 기술이 발달한 만큼 확실히 효과는 멋있기도 하고...
하지만, 원작의 로보캅이 민첩이 낮아서 총알을 몸으로 때우며 싸워서 정말 "로봇" 같이 싸우는 느낌이웠다면, 리부트된 로보캅은 그냥 펄쩍펄쩍 뛰며 날라다니는 인간이 프라스틱 갑옷을 입고 싸우는듯한 느낌이다.
한마디로 "로보캅" 전혀 "로봇" 같지가 않다.
"외모" 는 로봇이긴한데 "행동" 은 그냥 "인간".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것은 로보캅 1편 배우의 로봇 연기가 정말 대단했다는 것이다.
어렸을때 로보캅 영화를 보면서 "저 로보캅은 사람이 연기하는게 아니라 정말 로봇이었던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었을 정도로 정말 로봇 같은 였으니까.
결론적으로 말해 "리부트 로보캅" 볼만한 영화이긴 했으나, 원작 로보캅과 비교해 가며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만 발전했을뿐 나머지는 다 퇴화한 영화... 정도?
그저 비슷한 소재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비슷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