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전쟁터 (주전장 리뷰)

주전장

주전장
발음 하다보면 주전자가 먼저 떠오른다. 지극히 평범한 나는 그렇다. 그러나 이것은 ‘주 전쟁터’라는 뜻. 주전장. 발음도 힘들고. 입에 착착 붙지가 않는다. 한국어 제목이 아쉽다.

글렌데일
글렌데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글렌데일 토요타. 엘에이 한국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글렌데인 토요타 광고 엄청 많이 자주 한다. 또, 아는 분이 글렌데일 백화점에 악세서리 가게 내서 들렀던 기억이 있는 글렌데일. 그런데 글렌데일에 소녀상이 설치되고, 그 많은 논쟁이 있었다니. 그 때 흔들리지 않고 소녀상 설치 진행한 글렌데일 시장 칭찬해요.

이중언어
감독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일본에서 영어 교사를 하고 있다. 이중언어를 탑재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탑재만 되면 영향력 넓게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물론 그 재능도 쓰기 나름이지만. 글렌데일, 그리고 샌프란에서 유창한 혹은 여전히 일어 악센트가 있는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일본 사람들을 보며 자극을 받는다. 언어는 언어 이상이다. 자기 스펙 쌓으려 하는 언어점수 말고, 정말 언어를 넓게 알아 가면 세계관이 넓어진다. 미키 데자키가 고마울 뿐.

교과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고노 담화.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그 내용을 부정하고 싶고, 교과서에서 빼려고 애씀. 결국 1997년에 모든 중등 교과서에 들어갔던 내용(위안부 관련)은 2012년엔 모조리 사라진다. 교과서 업체에서 알아서 기었다. 정부에서 어느 내용이 잘못 되었으니 부적격이다..라는 말도 안 한단다. 한번 퇴짜 맞으면 그 교과서 업체는 파산이니, 알아서 기었다. 일본 젊은이들 학생들 인터뷰 보면 알겠지만, 이 친구들은 그냥 생각이 없다. 읽은 적이 없고 들은 적이 없는데 의견이 어디 있겠나. 그냥 방실방실이다. 국정교과서 때문에 몸살을 했던 기억과 많이 겹친다.

신사
신사참배 행위는 개인적으로 각자 자신의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정도를 넘어선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 전쟁에서 사형선고 받은 A급 전범들이 신으로 받들어지는 장소다. 그곳에 참배하러 간다는 것은 독일 지도자가 히틀러 묘지에 참배하는 것과 같다.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A급 전범들을 인정하고 존경하고 그 뜻을 계승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문제다. 야스쿠니의 역사관은 단순하다. 자기네들이 무조건 옳다는 것이다. 일본은 항상 옳기 때문에 제 2차 세계 대전과 아시아 태평양 전쟁은 침략 전쟁이 아니라 아시아 나라들의 해방을 위한 싸움이라고 말한다. 아니 정말 그렇게 조금도 의심 없이 믿는다. 신앙한다. 이런 친구들이 위안부 문제를 호락호락하게 받을 리 없다.

일본회의
아베의 뒷배다. 일본 최대 극우 단체. 한국과 정말 비슷하다. 그래서 역사 공부가 필요한 것. 이들은 메이지 헌법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도록 힘쓰고 있다. 일본 제국의 부활을 위해서는 과거는 묻지 마세요. 해야 한다. 그러니 위안부 얘기를 제대로 꺼낼 턱이 없다.

미국 한국
당시 A급 전범 혐의자로 수감 중이었던 기시 노부스케를 석방해 총리로 만든 것은 미국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은 싸우면 안 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기시 노부스케가 누구일까? 바로 아베 외할아버지다. jtbc에도 한 꼭지 나왔다. 박정희는 기시 노부스케에게 무려 훈장을 수여한다.

의식 있는 일본인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영화 121분 동안 대부분 인터뷰로 진행된다. 주제별로 이쪽 저쪽 의견을 번갈아 가면서 보고 듣게 되는데, 그래도 균형 잡힌 생각을 하고 있는 양심 있는 인류가 그 곳에도 분명 있다. 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신념을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며 고집 피우는 부류들도 있다. 다이어트가 힘들다면 이들을 보라. 정말 밥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차별
계급 차별, 인종 차별, 남녀 차별, 나라 차별(제국주의). 일본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일본 내의 계급, 인종, 남녀, 나라 차별하는 부류들과의 싸움이다. 한국에도 이런 비뚤어진 신념을 가진 자들이 동일하게 있다. 그래서 나라를 초월해서 이들은 서로 통한다. 그래서 국적으로만 나와 너를 나누면 삐끗한다. 그러기에 누구와 연대해야 할 것인가를 매 순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606802-shusenjo-the-main-battleground-of-the-comfort-women-issue?language=en-US
별점: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