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영화 리뷰) 난 수영이 좋은데 꼭 1등만 해야해요? - 4등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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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영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난 수영을 참 못한다.
이 영화는 이런 내가 백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수영에 관한 영화이다.
실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이의 능력은 어떻게 키워져야 하는지에 관한 꽤 심도깊은 이야기이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나는 수영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끌리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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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먼저 대회만 나가면 1등을 하는 어떤 수영선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온다.
누군가의 회상으로 이루어지는 내용이어서 흑백으로 처리가 되었다.
김광수라는 이름의 통영 출신의 수영선수이다.
남들하는 훈련에도 잘 나가지 않고 동네의 고깃배를 타는 아저씨들과 노름이나 하는 말썽쟁이이다.
하지만 남다른 실력으로 국가대표까지 선출이 되었다.
태능 선수촌에 입촌하여 훈련을 해야하는데 열흘이 넘게 무단 결석을 하기도 한다.
뒤늦게 선수촌에 합류한 광수를 코치는 징벌 차원으로 체벌을 한다.
백대를 맞는 벌이었는데, 17대까지 맞고 뛰쳐나와 아는 신문기자에게 체벌하는 코치를 폭로하는 기사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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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이렇게 변해버린 김광수.
당시 훈련 이탈과 명령 불복종으로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고, 체벌에 관한 기사는 선수 자체도 잘못한 것이 있다는 이유로 메스컴을 타지 못해, 그냥 일반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하는 강사가 된 김광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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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로 돌아온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이 아이이다.
이름은 준호인데, 수영을 너무 좋아해서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수영을 좋아하는 준호도 이상하게 대회만 나가면 순위에서 4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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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를 매일 수영장에 차로 데려다주고, 대회가 있을 때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응원하는 준호 엄마.
하지만 아들이 매번 4등에 머물자 너무 속상해 한다.
준호 엄마는 왜 넌 맨날 4등만 하냐면서 아들을 나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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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의 아버지는 신문사에서 사회부 기자를 하고 있다.
어? 그러고 보니 흑백으로 영화 초반에 김광수의 회상 장면이 나올 때 김광수가 때리는 코치를 폭로하는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했던 그 기자이다.
준호 아버지는 준호가 좋아하는 수영을 하는데 있어서 꼭 등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극성스럽지만 아빠는 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격려하는 아주 좋은 아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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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만 하는 아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로 수소문해서 코치 한명을 소개받는다.
바로 김광수 코치이다.
이렇게 김광수와 준호 그리고 준호 엄마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코치는 엄마가 수영장에 들어와 참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수영 레슨을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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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된 김코치와 준호의 수영 레슨.
그런데 그들이 매일 가는 곳은 수영장이 아니라 피씨방이다.
며칠을 피씨방으로 가자 드디어 준호는 코치에게 말을 한다.

수영은 언제 해요?

준호가 엄마의 등살에 못이겨 겨우 수영을 한다고 생각했던 김코치는 준호를 데리고 수영장에 가서 테스트를 해본다.
수영 천재는 한번 보면 딱 아는지? 김코치는 준호가 수영하는 모습을 보더니 마음이 바뀐다.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준호에게는 수영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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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작된 본격적인 수영 수업.
김코치의 열정이 되살아 났을까? 수업은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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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능력은 좋은데, 승부욕이 부족해 등수에 들지 못한다고 생각한 김코치는 준호에게 승부욕과 집중력을 심어주겠다며 체벌을 자주 한다.
등짝이며 허벅지에 맞아서 생긴 멍이 가득한 준호를 보고 준호 엄마는 잠시 의아했지만, 아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묵인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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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김코치에게 레슨을 받고 참가한 첫 수영대회 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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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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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서 코치하는 김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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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1등과 0.02초 차이로 2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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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등이야, 준호야!!

라며 좋아하는 엄마, 이대로 김코치에게 수업을 받으면 언젠가는 1등도 하게 될 거란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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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가 첫 2등 메달을 받아온 날, 식구들은 한자리에 모여 저녁 만찬을 즐긴다.
그러나 이때 준호가 코치에게 매를 맞아가면서 강습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빠가 알게 된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체벌과 실력에 대한 갈등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냥 수영이 좋아서 한다는 준호와
아들이 코치에게 맞는 것보다 아들이 4등하는 것이 더 싫다는 엄마와
목적을 위해서는 체벌도 피할 수 없다는 코치와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아빠...

이들의 대립 속에서 준호는 4등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수영장 장면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수영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수영을 참 못한다.
10년이 넘게 수영을 배웠지만 50m 풀을 안 쉬고 한번에 가지 못한다.
속력도 잘 내지 못해서 수영 강습을 받을 때도 진도는 중급까지 다 나갔지만, 속도는 초급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래도 수영장에 가서 푸른색 풀장에서 이리저리 수영하며 물속에서 노는 걸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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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준호가 한 말이 있다.

햇빛은 에너지이고, 그 에너지가 손끝에 닿으면 힘을 얻어 수영을 할 수 있다.

고...
나는 준호처럼 수영에 대한 천재적인 능력은 없지만, 정말로 수영장 표면이나 수영장 물속으로 비춰들어오는 햇빛을 보면 아무리 수영을 못하는 나지만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물 속으로 부서지는 햇살을 따라 수영을 해보면 수영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 자유로워지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런 뽀글뽀글한 감정으로 수영을 하고 있으면 진짜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준호가 물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수영을 좋아하시나요?
준호와 함께 물속에서 마치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다녀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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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물을 무서워하는데 수영하는 걸 좋아합니다 ㅎㅎ

수영을 배우면 물 공포증이 없어진다고 하던데... 저는 수영 배우고 물이 많이 덜 무서워지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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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수영 좋아합니다.
근데 한지가 너무 오래됐어요. 한창 할때는 잠영으로 50m 도 갔었는데 ㅎ
전 체벌은 노 입니다. ㅎ

잠영 너무 좋아하는데....
전 잘 가라앉지 않아서 고생하다가 이제 그건 잘 되는데, 앞으로 많이 못 나가고 올라옵니다.ㅋ

처음보는 영화네요.
체벌이 싫어 뛰쳐나온 사람이
자기가 코치되니 체벌을 하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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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을 받아본 사람은 해결책 중 체벌을 염두에 두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체벌은 근절되는 것이 좋죠...

모든일을 항상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ㅠ

성격 문제이기도 하지만, 습관을 자꾸 들이면 점점 즐겁게 하는 게 많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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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늘지 않는 수영이지만 물놀이는 좋아요 ^^
체벌은 이제 없어져야 되지 않을까요.ㅠㅠ

물놀이? 그럼 튜브 타고 떠다니는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ㅋㅋㅋ
전 수영을 못해도 물놀이 보다는 수영을 좋아합니다.^^

코치의 폭력을 고발했던 김광수 스스로 폭력을 답습하는 모습이 좀 안타깝군요;;
결말이 코치의 성장이면 좋겠네요 ^^

영화는 아이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준호의 멋진 성장기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물속에 노느걸 좋아하시면 이미 수영 잘하시는거죠.ㅎㅎ
저도 수영이 일년째 늘지를 않아요.ㅋㅋ

제주도로 이사와서는 사면이 바다니 수영장을 안 가게 되더라구요.
작년에 바다에서 멋모르고 수영하다가 안전요원에게 구조된 적도 있었답니다.ㅋㅋ
그후로 수영은 수영장에서 하는 걸로 결론내렸습니다.
조만간 제주도에 있는 수영장이라도 방문해 봐야할 거 같아요.
수영이 너무 하고 싶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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