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n] 1일1동화 _ ep.1 _ 꿀벌 _ 진상품을 만들어 내다

in #1day1writing6 years ago

열심히도 날아다닌다

중산간에서 피어나는 메밀꽃을 찾기도 하고,
감귤꽃과 야생화, 심지어 때죽나무의 꽃도 찾는다.

입 속에 꿀을 머금고, 다리엔 화분을 묻히고
창고로 돌아와 꿀을 토해낸다.
토해낸 꿀은 결정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날개짓을 하며 일정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이제나 저제나 오시려나 기다리며,
도적놈 말벌들의 공격도 막아내고
강한 비바람도 견뎌낸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늦가을이 되어서야 드디어 임금님이 행차하셨다.

까만 털을 수북히 덮고, 커다란 앞발을 들어
벌집을 건드려 보시더니 떨어지는 꿀 한방을 삼키신다.

꿀벌 모두가 '꿀꺽~!' 침을 삼키고,

임금님이 나머지의 꿀을 하영 드시며 말씀하시길
"그 간 너희의 노고가 많았다. 이번 겨울도 끄떡 없겠구나."

매년 그래왔듯 꿀벌들은 임금의 용체에 봉침을 놓는다.
"임금님께서 주무시는 동안 동안을 유지하도록 침을 놓아드리나이다."
그들의 희생으로 임금의 몸이 가벼워지다.

겨울잠을 무사히 넘긴 숲속의 임금님

또다시 봄이 되고 꽃이 피자 꿀벌들은 임금님을 위한 꿀들을 모으고,
임금님의 신하가 급히 달려와 벌집에다가 크게 "진상품, 누구도 건드리지 말 것."이라고 적는다.

꿀벌들도 자존감과 충성심이 높아지고,
임금님의 진상품을 건드리는 이는 누구든지 간에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지키리라 다짐한다.

  • 추석이 다가옵니다. 땅벌이나 말벌을 조심하시고 절대 벌집은 건드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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