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2-22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미국과 유럽 관계 그간의 전망을 수정한다.
오늘 글에서는 트럼프의 미국이 추구하는 유럽 정책의 본질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최근 미국의 대유럽 정책은 과거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 유럽이 스스로 미국과의 관계를 멀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그런 전망이 틀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많은 사람들은 무슨 소리냐. 지금 유럽의 주요 정치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문제로 미국과 사이가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유럽이 보여주는 행태는 필자가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그래서 그동안의 평가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작금의 유럽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증요한 요인은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주는 일사분란한 대내외 정책의 추구이다. 매우 일관된 노선과 태도를 유지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트럼프가 들어선 이후 미국의 국내외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핵심에는 부통령 벤스, 국방장관 헤그세스, 국무장관 루비오, 그리고 DOGE의 앨런 머스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은 매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제1기는 그러지 못했다. 국방장관, 국무장관은 물론이고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트럼프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제각기 갔다. 그러다 흐지부지하다 끝났다. 이번에는 각료들의 행동이 매우 일관되고 하나의 목적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트럼프가 직접 언론에 나오는 빈도도 줄었다. 각료들이 앞에서 뛰고 있고 트럼프는 그런 각료들의 행동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트럼프가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다. 중국이나 북한은 그 다음이다. 트럼프는 우선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다. 각료들의 말과 행동도 모두 우크라이나에 집중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미국이 어떤 정책을 추구하고 그 효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트럼프 행정부 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의 진로와 방향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겠다.
현재 미국이 직면한 위기는 크게 두가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엄청난 국채로 국가재정이 부도가 날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외적인 영향력의 축소는 결과적으로 미국 내부의 건전성에 좌우된다. 그러니 트럼프가 내부적인 문제에 우선적인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부적인 문제 해결의 핵심은 미국 국가부채의 축소가 아닌가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 국가부채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같이 부채가 계속 늘어나면 미국은 외부의 위기가 아니라 내부의 붕괴로 무너질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해야 하는 것은 제조업 기반을 다시 확충하는 것이다. 미국내의 산업구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지속적인 공공부채의 확대를 막는 것는 불가능할 것이다.
미국은 늘어나는 공공부채속도보다 재정상황의 개선 속도를 더 빨리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트럼프가 관세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국내의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조업이 부활해야 미국 재정도개선된다. 관세로 제조업을 부양한다는 정책에는 당연히 부작용이 있다. 물가는 올라갈 것이며, 그로 인해 미국 자산시장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간밤에 미국 국채금리는 떨어지고 주식은 하락했다. 하루의 미국 금융시장 변화로 장기적인 전망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재정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중의 하나가 장기 국채의 금리를 낮추는 일이 아니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해보면 미국은 주식시장을 희생시켜서라도 채권시장을 살려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모르겠다. 국채가 살면 미국의 공공부채에 대한 부담도 상당부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보다 못해서 그냥 뇌피설이다. 전문가 분들이 한번 설명해주면 좋겠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미국과 유럽의 관계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필자는 유럽의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스스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그리하여 미국과도 거리를 벌릴 가능성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오면서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유럽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며 유럽의 현 정치세력과 거리를 두는 상황인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이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쏟아 부은 막대한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우크라이나에서 그냥 물러날 수 없다. 당연히 러시아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와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체력을 회복하여 다시 자신과 전쟁을 하게 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정면대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다.
리야드에서의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협상은 연극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를 속이려는 것이다. 속아 넘어가는 쪽이 진다. 그런데 둘다 모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니, 결국은 정면 실력대결이 불가피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한편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데. 러시아의 군사적 점령으로 전쟁이 종결되는 확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 유럽의 글로벌리스트들은 쓰임이 다하면 미국이 버릴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생각하는 다음 유럽의 정치세력은 민족주의 세력이다. 그러나 그들도 정치적 자율성을 가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전의를 불태우는 것은 미국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쇼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그렇게 보면 유럽의 현정치세력, 특히 사민당 계열은 충실한 미국의 꼭두각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미국은 여전히 마크롱과 숄츠 그리고 우르줄라 같은 인물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친미의 선봉장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한국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미국에 장악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러니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예상했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 대한 필자의 전망은 틀린 것이라고 하겠다. 서유럽 정치세력의 종속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미국은 세계패권을 포기하고 내부적인 정리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미국은 세계패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내부정리를 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