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11 외통수에 처한 트럼프의 미국, 그리고 양아치와 이완용 사이의 한국
트럼프 등장이후 전세계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전쟁과 정치 그리고 사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고 바람직해도 결과가 나쁘면 무의미하다. 전쟁에서 패배하고 권력을 상실하고 부도가 나면 그 과정에서 아무리 잘하고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무의미하다.
트럼프의 미국은 거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형국인 것 같다. 정권을 잡은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트럼프가 시도한 거의 모든 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트럼프는 동맹국의 신뢰를 상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결시키지도 못하고 물러셨다. 이란에 군사공격을 가한다고 위협을 가했지만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협박하는 것과 군사적으로 타격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관세로 전세계 경제를 들었다 놓았다 했지만 사실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 정작 트럼프가 그토록 기대했던 채권가격 상승은 없었다. 오히려 관세문제로 인해 미국 채권금리는 더 올라갔고, 그만큼 채권가격은 하락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부과해서 국가채무를 줄이고 재조업을 다시 가져온다고 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국채가격은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이 유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같은 국가의 팔을 비틀어 푼돈을 받아내는 것이다. 일진이 아무리 푼돈을 갈취해도 재벌은 될 수 없는 법이다. 트럼프가 한국을 갈취하더라고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국에는 여전히 미국 불침론과 같은 이상한 신념들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의 거의 모든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은 언제나 성공한다는 생각들이다.
트럼프가 처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그가 자신이 추진했던 정책을 전면적으로 취소하고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시 지원하고 유럽과 손을 잡을 수 없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빠져 나오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는 부과하지도 못하고 취소하기도 어렵다. 달러의 기축통화능력을 계속 유지하기도 어렵다.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다시 확보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전력은 러시아에 뒤졌다. 공군력의 우위는 방공무기체계의 발전으로 사실상 무의미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미국의 해군력은 이미 국지적으로 우위를 상실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해군은 중국에 비해 열세이다. 함정수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가 관세정책에서 물러서지 못하도록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협상을 통해 회피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트럼프가 공세인 것 같지만, 내용적으로는 중국이 오히려 공세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과 관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자산시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미국의 주식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미국 시민들의 연금에 문제가 생긴다. 대중은 국가는 망해도 좋은데 내가 먹고 사는 문제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법이다.
현재 트럼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왜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까? 미국이 처한 위기의 본질을 회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랜 기간의 신자유주의를 통해서 금융산업으로 전환했다. 지속적인 이윤율 저하의 경향에 시달리는 제조업은 외국으로 보내 이에 대응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이익을 편취했다. 문제는 이렇게 획득한 이익을 미국내에 배분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 내부를 개혁해야 할 문제를 외부를 공격하고 착취해서 해결하려 하니 그것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여러번 언급한바 있지만 미국이 실패한 것은 국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가 성과를 보이는 것은 국가의 자원을 관리, 통제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즉 국가체제의 효율성 결여가 미국이 처한 문제의 근원인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성과를 보이는 것은 단순하게 중앙집권적이어서가 아니다. 중앙집권적인 강력한 실행력과 함께 종합적인 기획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런 점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패배하고 있다. 남한도 그런점에서 미국과 같은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30년만 계속되면 북한은 남한보다 더 괄목한 성과와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한다. 북한도 과거의 실패를 그대로 반복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실패에서 배운다. 중국과 러시아는 실패에서 배웠고 북한도 그럴 것이다.
한국은 지난 과거의 성공에서 제대로 영감을 얻지 못했고 배울 생각도 없다. 중국의 개발모델이 박정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박정희의 성과가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없다. 박정희가 잘못한 것은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성공했던 것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때까지 그들은 도무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IT를 발전시킨 김대중 이후 모든 정권은 그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국가의 예산을 도둑질 했을 뿐 아닌가? 한국 대중은 서로 서로 비난하느라고 그들에게 놀아 났을 뿐이다.
윤석열 이후 한국은 미국에게 얼마나 더 많이 갖다 바칠 것인가를 경쟁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오늘날의 한국은 이완용을 투표로 뽑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미국이 한국의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좋다고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서는 인간들이 있다. 영혼없는 좀비들이다. 과거에는 이완용을 비판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이완용을 떠받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완용 보다는 양아치가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완용을 지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