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1 현재 미중관계와 국내정치에 미치는 영향과 이번 대선에서 공약의 중요성
세계는 바야흐로 대격변의 시기이자 대혼란의 시기이다. 그동안 우리가 익숙했던 국제정치질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가치와 신념도 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국제질서가 구축될지 어떤 가치와 신념이 등장할지는 알 수 없다. 국제정치 뿐만 아니라 국내정치도 변화할것이다.
국제정치질서가 변화하고 있는데 국내정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 나라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그들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미국은 트럼프 이후 자신들이 추진한 변화로 기대하던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내 놓아야 한다. 트럼프가 추구하는 정책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미국에 제조업을 다시 가져오는 것, 두번째는 미국의 공공채무를 줄이는 것이다. 관세정책이나 달러가치 하락 그리고 환율정책등은 모두 위의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트럼프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트럼프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을 별로 가지고 있지 못하며,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신하는 것 같다. 트럼프가 성공하지 못하면 그 후과는 엄청날 것이다. 미국은 패권적 지위를 완전하게 상실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지금의 국제정치적 상황은 미국이 패권적 지위를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권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트럼프의 미국은 그런 하부구성요소들을 스스로 파괴시키거나 붕괴시켜 가고 있기 때문이다.
패권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가지는 신뢰라고 하겠다. 신뢰는 긍정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경우에도 중요하다. 미국이 하는 말은 그것이 옳든 그르든 상대가 믿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람시가 패권의 제일 요건으로 '설득력'을 든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자신이 휴전을 하자고 하면 그냥 모두 무기를 내려 놓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틈을 타서 유럽은 미국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고 러시아는 미국을 적어도 구소련권 지역에서 완전하게 몰아낼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개입할 능력이 없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관찰해야 할 지점은 미국이 언제 완전하게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며, 그 이후 러시아와 유럽이 언제 어떻게 우크라이나 문제해결에 합의하는가가 될 것이라고 하겠다. 유럽은 미국이 빠진다음 러시아와 협상을 하려고 할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서아시아에서 미국은 이란에 군사공격을 가할 것처럼 소란을 피웠다.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에 전략폭격를 7대까지 배치하고 항모전단을 2개까지 배치했다. 웬만한 국가의 전력을 넘는 항모전단 2개까지 배치했지만 게릴라 처지를 겨우 벗어난 예멘 후티 반군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을 곧 칠 것 같던 미국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이란과 협상을 한다고 한다. 이란은 미국이 요구하는 내용을 들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아마도 이번에 미국과 이란간 협상이 타개된다면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실리적인 측면에서 이란에게 유리한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미 미국은 이란을 공격할 시기를 상실했다. 미국은 이란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며칠전 미국 국방부가 머스크에게 대중국 군사작전계획을 브리핑하려다가 트럼프에게 혼났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말은 미국은 유사시 중국과의 전쟁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에 대한 군사작전계획이 트럼프 집권 2개월만에 작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미국이 구체화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부터 준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다면 트럼프가 브리핑을 중단시켰다는 대중국 작전계획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개념계획에 불과할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 중국관련 작전계획에 대한 브리핑가지고 소란을 떠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중국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게 자신들이 마치 전쟁이라도 할 거처럼 위협하고 협박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전쟁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연출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미국은 생각같아서는 전쟁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럴 능력과 여건이 알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국내 상당수의 미국 지상주의자들은 미국과 중국간 전쟁을 하면 미국이 이길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지적인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든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면 곧바로 세계대전으로 비화한다. 미국은 이란,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전쟁을 치뤄야 한다. 그렇게 되면 패배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불리해진다. 그래서 전쟁을 하려면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빨리 전쟁을 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중국은 이런 미국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관세전쟁 중이다. 중국은 이번에 절대로 먼저 고개를 숙이거나 양보를 할 생각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이번 미중관세전쟁을 딜을 위한 일종의 과정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중국은 이번의 미중간 갈등을 동북아 및 동아시아 및 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서로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그러니 트럼프와 시진핑은 자신들이 달성하고자하는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태를 계속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시간이 없다. 미국 경제는 중국 경제보다 훨씬 취약하고 인내력이 없다. 미국이 이번에 물러서게 되면 단순하게 관세에서 물러서는 정도가 아니라 동북아 및 남중국해 및 아태지역 전반에서 미국이 수세로 돌아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결국에는 양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중국 내부나 미국 내부를 잘아는 것만으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냉철한 상황파악과 현상판단이 더 유용하다.
미국이 지금의 태도와 입장에서 물러나더라도 중국은 자신들의 목표가 달성될때까지 계속 지금과 같은 노선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서서히 국제경제시장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점점 더 조급해질 것이다. 정책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외국 동맹국의 압박은 고사하고 내부적인 정치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내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일본도 입장이 모호하다. 과거 같으면 먼저 미국에 가서 머리를 조아릴 것인데 지금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미국에 협상단을 보냈다. 조공외교하러 가는 것이라는 비판에 한덕수 대행과 최상목도 부담을 느낄 것이다. 일반의 기대와 달리 필자는 이번에 한덕수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미국의 요구에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적어도 미국에게 이번만이라도 양보를 해달라고 부탁할지도 모른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한덕수의 상황을 보아가며 양보를 해줄 처지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협상 결과가 어떤 내용이 될지 궁금하다.
한덕수가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한덕수가 현재 진행중인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고 성공을 하려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중들에게 어필할만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한덕수도 대통령 꿈을 접고 조용하게 마무리를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와 이재명이 막후에서 협상을 하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재명이 트럼프에게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도와주면 한덕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통큰 양보를 하겠다고 밀약을 할수도 있다.
필자가 남북관계와 대외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런 막후의 밀약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좋컨 실컨 한국의 대선에서 미국은 가장 강력한 영향요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