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3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과 전지구적 범위에서의 제3차세계대전 발발의 가능성
4월 1일 이스라엘이 주 시리아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서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 장성들과 장교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은 즉각 스위스 주재 미국 외교관을 소환하여 미국의 책임이라고 하는 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한편 미국은 자신들이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시리아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 장성들을 타격했다. 이란이 어떻게 나올지는 분명하다. 과거 미국이 슈레이만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했을때도, 이란은 미국의 공군비행장을 탄도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타격은 여러가지 점에서 서아시아 사태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여느 사건과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하겠다.
우선 미국이 서남아시아에서의 전략적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의 행동과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이런 사건은 미국의 승인또는 도움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명백하게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요원들을 노렸으며,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미국의 정보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했을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란과의 전면전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이런 특수 공작작전에 대해 몰랐을 수 없다. 이런 작전은 미국 백악관의 최종승인이 없으면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는 군사지원을 하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에게는 F-15를 위시한 대규모 군사지원을 약속했고 이는 바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미국은 서남아시아의 시아파 지역에 대한 영향력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해 있는 미군기지를 최대한 유지하여 서아시아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만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밀려나더라도 최소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하여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 이스라엘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려 하는 생각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가자지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지속적인 아사상태를 초래토록 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이 스스로 외부로 이탈하도록 강요하고, 요르단강 서안지역은 강압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낼 생각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은 이스라엘을 확고하게 유지하여 이를 근거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서로 전략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한후 서아시아 지역을 이란 중심의 시아파와 이스라엘과 연합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순니파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가려는 것이라고 하겠다.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개선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는 점은 미국의 서남아시아 전략방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보면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이스라엘 단독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매우 신중하게 고려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 지는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그냥둘 수 없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하는 강력한 보복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자신들과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미국도 보복의 대상에서 예외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보복은 충분하게 예상된다. 이란의 보복이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향후 사태의 불안정성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스라엘도 재보복할 것이고 이는 결국 전면적 군사적 충돌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바로 이런 상황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혼란을 틈타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원을 완전하게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선을 한참은 지나버리고 만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자신들의 전략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번 팔레스타인 사건의 차이는 미국 대중들이 입장차이에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미국의 대중들은 대략적으로 미국 정부와 주류의 입장에 큰 반대는 없었다. 2년여 전쟁이 계속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대중의 의심이나 회의는 별로 없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와 다르다. 미국 대중들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이다. 미국 대중들의 이런 태도는 가자지대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비인도적 전쟁범죄행위 때문이라고 하겠다.
미국의 여론 분열이 발생한 것이다. 전쟁수행의 주도세력과 대중간의 이런 입장차이는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수행에 상당한 지장과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이런 입장차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적 입장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집단서방은 확실하게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이스라엘 전쟁이라는 양면전쟁의 수행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국제정치질서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제3차세계대전이 공식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미 제3차세계대전의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지만 여전히 국지적인 측면이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을 하면 이는 유럽과 서아시아에 걸친 전지구적 의미에서의 제3차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갈등이 있었던 문제들이 모두 군사적인 충돌로 전화될 가능성도 많다. 예를 들어 튀르키에와 그리스의 에게해 도서 영유권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전세계는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집단서방,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가 서로 대립할 것이다. 상당수의 국가들은 중립적인 위치에 있으려고 하겠지만, 현재의 국제정치질서를 볼 때 중립적인 위치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도 중남미의 멕시코나 브라질, 인도와 같은 국가 정도가 중립적인 위치에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수에즈 운하는 완전차단되고 서아시아의 석유를 유럽이나 아시아로 운송하는데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패권국가의 붕괴과정에는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한 것 같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다대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여당이나 야당 하는 짓들 보면 한숨도 안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