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 천정배 전법무장관 초청 강연회 후기
매우 급하게 천정배 전의원 초청 강연회를 추진했다. 천의원은 강연을 거절했으나 간곡한 요청 끝에 비공개를 전제로 강연을 승락했다. 약2주정도의 말미가 있었다. 비공개를 요구해서 소셜미디어에 선전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지정학과 세상읽기’ 강연에 참가하신 분중에서 전화가 가능한 분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강연회를 만들었다. 활발한 토의가 진행될 것을 전제로 해서 약20명 정도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으신 분들은 모두 흔쾌히 승락해서 성원이 되었다. 그동안 ‘지정학과 세상읽기’에 참가하셨던 분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몇몇분도 초청했다.
공개로 올리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해보니 굳이 비공개로 할 필요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천정배 의원은 이런 시국에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럴 필요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천정배 의원은 한국사회에서 부의 불평등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천의원은 한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지나친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필자는 그점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와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부의 불균형 문제 해소와 같은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강연내용 중 인상깊은 것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까지의 군부통치시대에서 부의 불균형 문제가 가장 적었고 김영삼이후 문민화되면서 부의 불균형이 훨씬 심해졌다는 것이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났는지는 더 알아 보아야 하겠다. 그러고 보면 하층 대중의 상당수가 여전히 군부통치시대를 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현재의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은 이미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의 시대정신이나 문제의식과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대중들이 여전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착시현상이 아닌가 한다.
한편, 질의답변에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가장 높게 평가한 시기를 노태우로 답했다. 그점에 대해서도 매우 동감한다. 천의원은 노무현,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분명한 평가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점은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노태우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점은 필자의 평가와 같았다.
현직에서 물러나 있지만 한국의 정치현실 그리고 서민의 삶과 정의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한국 정치가 가능성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6선의 관록 그리고 법무장관이라는 국정운영 경험이 그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필자는 천정배 의원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정권 탄생의 주역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민주당의 영남패권주의의 희생자로, 민주당의 영남패권세력에 의해 악의적으로 배제되었다고 소개했다. 천의원은 그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필자는 천의원의 부정에도 여전히 그렇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호남의 배신적 대중이 문재인 이후의 영남패권세력에게 복속했다고 생각한다.
천의원은 호남 인심이 광주민주화 운동의 트라우마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천의원의 설명에 필자는 동의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필자는 호남 주류가 영남패권세력에게 매수당했다고 생각한다.
강연이후 질의답변 과정에서 한국정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듣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앞으로의 정치과정을 살펴보는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정배 장관은 한국의 대통령 책임제가 사실상은 대통령 무책임제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하는 평가도 했다.
강연내내 한국 진보정당이 한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의 하위 50% 계층을 억누르고 있는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1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처럼 쪼그라 든것도 정책의 핵심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하위 50%의 어려움을 방기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이 점점 기득권의 이익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보여주었고, 현재 한국이 직면한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아마도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기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았다. 강연의 말미에 현재 한국이 직면한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죽음을 각오한 개혁이 아니면 안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1시간 강연이후 1시간 정도 질의답변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으나 시간이 훌쩍지나 2시에 시작된 강연이 6시반까지 이어졌다. 이번에는 마침 인연이 닿아서 천정배 장관을 초청해서 강연을 할 수 있었다. 다음에도 한국정치의 현실과 과제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후 10여명이 남아서 강연이 끝나면 가곤 했던 ‘아미가’에서 저녁을 같이 하고 장시간 밥상 토론을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