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미국 유학 생활 팁-1 [미국 학교 대학원 두 번 다니기]

in #graduate-school4 years ago (edited)
  • 대화보다는 독백의 느낌이 덜 어색해서 경어를 쓰지 않습니다.

첫 글을 올리고 몇 년 만에 돌아오게 된 이유는, 첫번째 유학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을 때는, 한국에서 어설프게 영어공부를 하고 무작정 미국에 넘어온 외국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잘 듣고 말하지 못했기에 혼자서 앓아가며 독학처럼 수업을 들었고, 조금씩 버거움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자격 시험을 치지도 못하는 상황이 오자 절박하게 방법을 찾았고, 건축공학과로 옮겨가 다시 시험 기회를 가지게 되었지만 결국 시험을 통과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억울했다. 학교는 내가 어떻게 해매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시험은 어떻게 풀지 다 알겠는데도 시간내에 풀지 못해버렸다. 이 학교의 모든 사람과 제도가 나를 무시하고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하지만 절망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스스로 돌아보니 결국 다 내 잘못이었다. 학교는 절박하게 찾아오는 학생들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지만, 부족하고 못따라가는 내가 부끄러워서 찾아가지 않았다. 막연하게 세련되어 보이는 개념만 들여다보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숙달하지 않으며 시험 공부를 했던 내가, 자격시험을 통과할 튼튼한 기초실력이 있었을리 만무했다. 한 번 눈짓에 책과 수업을 통달했다고 착각했던 그 무지가 결국 나를 붙잡았다.

처절하게 인정하면서 석사과정으로 바꾸었을 때, 천운처럼 재미있는 연구주제를 만나게 되었다. 마음을 비우고 교수를 찾아가 공부하며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 눈빛은 독기가 있을 듯 말 듯 힘빠진 구멍같았다. 결국 연구팀에 들어가서 더럽고 어려운 일도 하고 어설프게 공부하면서 연구를 하다보니 '어? 이게 이렇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 어서 빨리 마무리하고 그냥 취업해서 살까 하던 생각에서, 다시 조금 더 공부해볼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고 다시 학교들에 지원했을때, 조지아텍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펜실베니아에서 조지아로,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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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옮기시면서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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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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