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난 6개월간 보고 느낀 스티밋의 장점
흔히 암호화폐 시장의 1달이 주식시장의 1년과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는 합니다. 그만큼 시장상황과 회전속도가 빠르게 돌아간다는 것이겠죠. 저 또한 암호화폐 시장에 입문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치 6년의 시간을 쓴 것처럼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었던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이런 느낌이겠구나’라고 종종 생각할 정도로요ㅎㅎ
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그만큼 돌아보는 시간을 종종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본인 나름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오늘은 지난 6개월간 제가 보고 느낀 스티밋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스티밋만의 시스템
스티밋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SNS가 따라할 수 없는 혁신적인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POB 작업방식. 이에 따라 스티밋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기존의 SNS와 비교해 훨씬 낮은 장벽에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SNS는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을까요. 스티밋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저는 네X버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니 네X버 블로그 위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블로그는 신규 진입자나 소규모 이용자에게 플랫폼을 제공할 뿐, 그 어떠한 이익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소수의 파워 블로거가 광고를 활용하여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들마저도 플랫폼 이용료, 세금 등으로 수익을 있는 그대로 가져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광고라는, 자본에 맞는 글을 쓰는 조건으로 수익을 얻었으니 그에 맞는 이용료 및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핏 들어보면 이 이야기는 맞는 주장인 것처럼 보이지만 무언가 이상해보입니다.
이 구조는 처음부터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순적 구조의 시작은 기존 블로그의 수익모델이 광고에 있다는 것에서부터 기인합니다. 블로그 사용자들은 광고가 아니면 수익을 창출할 수 없으니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글을 써야하고, 그 광고를 얻기 위해서는 유명 블로거가 되어야합니다. 그런데 유명 블로거는 한정되어있으므로, 일반 블로거는 플랫폼 제공자에게 유명 블로거로 선택받기 위해 그들의 마음에 드는 무슨 짓이든 해야 합니다. 물론 수익을 신경 쓰지 않는 블로거라면 이런 요소에 신경 쓰지 않겠지만, 자본주의 아래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기존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 위와 같은 과정을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반 블로거는 파워 블로거가 되기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기보다는, 플랫폼 제공자의 입맛에 맞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플랫폼의 조건식에 부합하는 1일 1포스팅, 게시글에 달리는 댓글 수, 사진과 이모티콘이 얼마나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지에 대한 항목들이 성실하게 채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은 사태입니다.
내용보다는 사진과 이모티콘으로 점철된 글을 매일매일 올려야하니 블로그 이용자는 본인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꾸준히 저런 포스팅을 해도 선택을 받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 역시 한때 블로그를 키워보고자 1일 1포스팅과 풍부한 사진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진입장벽이 워낙 높았던 탓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영양가 없는 포스팅을 계속해야한다는 회의감에 점점 무게가 스티밋으로 기울기 시작했죠.
더군다나 힘들게 유명 블로거가 된다 해도 무료취미활동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광고를 들여와서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포스팅을 해야 합니다. 플랫폼 제공자의 눈에 겨우 들어왔더니 이번엔 광고주의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본인이 원할 때만 광고를 이용하고 싶어도 수익구조가 거기에서밖에 발생하지 않으니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결국 본인의 혼이 담긴 글에서 수익을 얻고 그에 맞는 합당한 세금을 내야하는데, 본인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글에만 수익이 발생하는 모순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블로거의 세금문제가 불거진 적은 있어도 플랫폼 제공자나 광고주의 세금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습니다. 때문에 이 측면에서는 오히려 파워 블로거의 수익이 과소평가 받는 면이 있겠습니다.
한편 두 번째 모순은 파워 블로거의 수익이 과대평가 받고 있음을 알려주는 모순입니다. 바로 플랫폼 제공자의 조건에 부합한 소수의 블로거가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광고를 독점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애초부터 그 파워 블로거를 선정하는 주체가 독자들이 아닌 플랫폼 제공자였다는 점, 파워 블로거가 아닌 일반 블로거 역시 기여도가 분명 존재함에도 0의 수익을 얻는 모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스티밋은 처음부터 ‘광고를 통한 수익’이라는 개념을 배제합니다. 대신 그 자리에 작업증명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을 보상하는 구조를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더 이상 광고주를 위한 글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광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면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직접 보팅을 통해 그 포스팅의 가치를 매길 뿐입니다. 스티밋에서는 더 이상 트렌딩 포스트를 선정하는 주체가 광고주 혹은 플랫폼 제공자가 아니라 독자들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큐레이션 행위에도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보팅을 눌러주는 사람은 좋은 콘텐츠를 분류하는데 기여를 한다는 의미에서 보상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 블로그에서 이러한 활동에 아무런 가치부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혁신적인 구조임에 틀림없죠.
뿐만 아니라 스티밋은 무의미한 포스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독특한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존의 블로그가 꾸준한 블로깅을 하지 않으면 조건식에서 탈락시켰던 반면에 스티밋은 꼭 그런 것에 우선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스티밋에서 포스팅을 확인하는 주체는 플랫폼 제공자의 정해진 툴이 아니라 독자들 개개인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무의미하게 영양가 없는 글을 매일 올리는 것보다는 포스팅 하나를 올리더라도 퀄리티있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평가가 쌓여서 신뢰도가 형성되면 점점 나의 글을 찾고 보팅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겠죠.
다른 장점은 없다
지금까지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 스티밋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장점이 아직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뭔가 이상하다고요? 스티밋에 오랜 시간 계셨거나 깊게 공부한 분들에게는 다른 장점이 보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 눈에는 단 하나의 장점 외에 특별히 다른 것이 발견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장점 외에 모든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될 만큼 스티밋은 해쳐나가야 할 길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스티밋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스티밋이 가지는 장점을 기존SNS가 따라할 수는 없지만, 기존 SNS가 가지는 장점을 스티밋이 흡수할 여력은 충분히 된다는 것이죠.
여기서 기존SNS가 스티밋을 따라할 수 없는 이유에는 기술적 문제보다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본질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갖추어진 인재로 금방 따라할 수는 있어도, 기존의 이윤창출방식을 깨기는 어렵죠. 각 주체 간의 이해관계가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기술을 미리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앗하는 사이에 자리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코닥이 코인을 만든다는 소리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그전에는 시대의 흐름을 놓친 대명사급으로 자주 거론되던 회사였죠. 코닥이 한 번 버스를 놓친 이유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흐름을 재빨리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수십 년 전에 발명해놓았음에도 아날로그 제품 판매율에 만족하다가 타이밍을 놓쳐버린 안타까운(?) 케이스입니다. 제대로 내놓기만 했으면 적어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선점효과는 코닥에게로 돌아갔겠죠.
그래서 저는 스티밋의 단 하나뿐인 가치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선점했다는 건 정말 엄청난 어드벤티지니까요. 하지만 기존 SNS의 장점을 비교적 쉽게 들여올 수 있는데도 도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스티밋은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또 스티밋만의 시스템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고요.
그런 측면에서 다음 포스팅은 제가 그동안 느낀 스티밋의 나머지 단점들에 대해 풀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바일 시대인데, 모바일쪽 지원이 미비한 것이 한가지 아쉬운입니다 .
경험 한것들을 섬세하게 풀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여기도 뭔가 장벽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 초보 뉴비인 저는 방황중이에요
네 여기도 분명 장벽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포스팅 때 그런 이야기들을 해볼까 합니다.
Would love the English interpretation, please.
스팀잇의 단점으로 회원 가입 문제도 있을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회원 가입 신청했는데 승인안된다고 포기하신 분들도 있구요. 뉴비 분들의 활동이 어려운 문제점도 있지만, 차츰 좋아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인터페이스 문제도 스티밋의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I only restreemed as I couldn't read this
호~ 저도 일주일 간 스팀의 장단점에 관해 글을 작성했었는데, 신기하네요~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스팀잇의 단 하나의 장점이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을 잘 알고 동의합니다
다만 초기 뉴비들에게 너무 높은 장벽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저야 완전 취미생활로 시작한 것이라 별다른 욕심도 없지만 붙어있는 달라표시는 보지않을래야 않을수 없는 강렬함이니까요
뉴비들이 쉽게 안착할수 있는 환경의 구축은 스팀잇이 장기적으로 더욱 발전하게 만드는 토양이 될 것입니다
보팅 팔로우 합니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아무래도 기존의 SNS와는 다른 시스템이다보니 처음 오신 분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죠. 개발진은 물론, 커뮤니티에 비교적 오래 계셨던 분들의 노력으로 앞으로 점점 나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보팅과 팔로우 감사합니다.
우와..날카로운 분석이네요 저 또한 네xx블로그 운영해본 결과 외부 검색으로 유입되는 수는 진짜 한정적이고 자신의 글을 봐주길 바라며 예의상
들려주는? 그 정도가 한계였어요ㅜㅜㅜ너무 힘들어서 저도 결굴 진입
장벽을 못 넘어버렸네요ㅠㅠ그리고 전 코닥이 디카 시장을 선점 못했던 이유가 그런 이유였던걸 이제야 알았네요!!고인물 무섭죠... 팔로우하고 갈게요!~!
네xx의 진입장벽이 높죠 ㅎㅎ 팔로우 감사합니다.
무의미한 혹은 라인 이모티콘 남발하는 블로그는 믿고 거르라는 말도 있을정도니까요.
스팀의 단점을 좀 나열하자면
1. 아직 불편한 모바일 환경
언제까지 웹으로 접속해야 할지 ㅜ
eSTEEM 어플이 있긴 하지만 공식 어플도 아니고 불편하긴 마찬가지고요.
2. 마크다운
적응되면 편하다고는 하지만 처음 진입하신분들은 사진을 어떻게 올려야할지조차 헤메는 마크다운 ㅜ
다양한 편집툴을 제공할 순 없는지 궁금하네요.
3. 블로그 카테고리 제공x
자기 블로그를 들어가도 스크롤 방식으로만 글을 볼 수 있으니 옛날 글들은 묻히는게 아쉬워요.
코인, 일상, etc... 블로그처럼 카테고리화 시킬 수 있으면 더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헉..제가 다음에 쓰려고 했던 내용들이 유출당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게 써주셨네요ㅎㅎ 저도 jjjjae님의 의견에 적극 동감합니다.
동의합니다 . 특히 카테고리 부분은 ㅠㅠㅠ 꼭 필요합니다 . 스팀 어플도 모바일향으로 하나 만들어야 할텐데 ;;